한국에서와 달리 해외에서는 온라인 게임을 어떻게 생각할까. 놀랍게도 온라인 게임 이용자의 사회성을 길러주며 더 나아가 정치적 의식을 함양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여긴다. 이와 관련, 인터넷 설문조사업체 퓨인터넷센터는 지난해 9월 `퓨인터넷 앤드 아메리칸 라이프 프로젝트`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퓨인터넷은 맥아더재단의 지원을 받아 5개월간 미국 전역의 12~17세 이용자 1102명과 부모 혹은 보호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우리나라 10대와 마찬가지로 미국 10대 역시 온라인 게임이 청소년 생활 속에 깊숙이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보다는 응답 비율이 낮았다. 이들의 27%만이 온라인 게임을 즐긴다고 응답했다.
이는 PC방이라는 특수한 장소가 없기 때문에 인터넷 연결이 용이하지 않은 곳에서는 게임을 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비디오 게임이나 콘솔게임을 즐기는 10대도 많았다.
퓨인터넷은 이번 조사에서 게임이 미국 10대 청소년들을 사회로부터 고립시키지 않으며 오히려 때때로 사회성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응답자 중 24%만이 게임을 혼자 한다고 답해 남은 4분의 3에 해당하는 청소년이 대부분 혼자가 아닌 온라인에서 친구나 가족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혼자서 즐기는 것보다 여럿이 어울려 즐기는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는 점이다.
특히 온라인 게임을 하는 청소년은 그들이 온라인에서 만났던 10대들보다 오프라인에서 그들과 아는 사람들과 게임을 하는 것을 더욱 좋아했다. 설문에 참여한 10대 청소년 중 47%가 오프라인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들과 온라인 게임을 하며, 27%만이 온라인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맹목적으로 중독 증세에 빠져 `게임을 위한 게임`을 한다고 생각했던 우리나라 인식과는 정반대인 상황이다. 미국 청소년들은 아는 사람들과 친교, 여가의 의미로 온라인 게임을 한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10대 청소년 중 44%는 자신의 친구나 형제 간의 문제 해결에 온라인 게임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76%는 게임을 이용해 다른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다고 답을 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조사를 담당한 어맨다 렌하트 선임연구원은 “이번 결과가 다수 청소년이 게임을 바탕으로 사회적 교류를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청소년은 친구와 함께 게임을 하기도 하고 메일과 문자로 대화를 나누며 오히려 더 많은 교류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퓨인터넷은 이번 조사에서 비디오게임이 미국의 10대에게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제공한다는 평가도 내놨다. 즉 미국 10대 대부분이 컴퓨터, 휴대폰 단말기 등에 내장된 게임을 하면서 얻은 사회적 상호작용, 협동, 의사결정, 문제해결과 같은 경험은 10대를 더욱 시민 정치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끌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설문조사도 있다. 퓨인터넷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온라인게임을 하는 10대 청소년 중 65%가 정치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인터넷을 한다고 응답했다. 64%가 자선단체에 돈을 기부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을 하지 않는 10대 청소년은 60%만이 정치와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했으며, 55%가 자선단체에 돈을 기부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온라인게임을 하는 응답자의 64%가 시민활동에 참여하며, 게임을 하지 않는 응답자는 59%가 시민활동에 참여한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게임과 관련된 웹사이트에 코멘트를 남기거나 토론게시판에 참여하는 등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참여하는 10대 청소년들이 더욱 정치적으로 시민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밝혀져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