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LG그룹이 창립 65주년을 맞았다. 어린아이가 자라나 부모 일을 물려받을 때까지 걸리는 30년쯤을 한 세대로 보니 벌써 두 세대를 지났다. 1947년 20명에 불과했던 임직원이 21만명으로 1만 배나 늘었을 만큼이나 한국 기업사에서 큰 축을 차지했음이 분명하다.
LG는 화장품·치약(화학)으로 사업 터전을 일궜으나 우리는 `금성 A-501의 추억`이 여전히 강렬하다. 1959년 시장에 나왔지만 제1호를 제대로 추스르지 않았을 만큼 바쁘게 만들어 판매했던 첫 국산 라디오다. 1961년 `밀수품 근절에 관한 국가재건회의 포고령`과 `농어촌 라디오 보내기 운동`을 타고 판매가 급증해 한국 전자산업의 밀알이 된 바로 그 제품이다. LG가 첫 국산 선풍기·냉장고·TV·에어컨·세탁기를 잇따라 내놓을 수 있었던 밑거름이다.
만 예순다섯이 된 LG는 이제 `그린 신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전기자동차 부품을 포함한 환경 분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15년까지 8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2020년께 그룹 매출의 15%를 녹색 분야 신사업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울 만큼 적극적이다. 과거 치약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금성 A-501` 제조에 뛰어들었을 때보다 더 크고 더 야심찬 도전이다. 구본무 회장이 그제 “100년 넘게 영속하는 기업”을 선언했을 만큼 결연하다.
LG가 꼭 세기의 기업이 되길 기원한다. 100년에 한번 나올 큰 걸음을 걸어야 한다. 큰 걸음은 고객과 시장과 가족(직원·협력사)을 보듬는 것에서 시작된다. 규모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 세기를 대표할 기업이 될 자격이 있다는 얘기다. “(제품 가격) 담합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는 구본무 회장의 확고한 뜻부터 그룹에 깊이 배어들게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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