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 가면 구매자가 스스로 물품을 스캔하고 계산까지 하는 무인 셀프 계산대를 볼 수 있다. 무인 계산대를 사용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비닐 포장이 되지 않은 채소나 과일을 스캔할 경우 계산대에 따로 비치된 코드표를 이용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코드표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직원을 호출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직원이 상주하는 일반 계산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마찬가지로 포장되지 않은 채소와 과일의 스캔이 불가능해 따로 해당 제품의 바코드를 구비해야 한다. 수많은 채소와 과일의 바코드를 가격 변동이 있을 때 마다 일일이 각 계산대 모두를 바꿔야 하니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이런 불편함이 곧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가 채소와 과일 등 따로 포장되지 않은 신선식품의 가격 정보를 바로 불러올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제품 외관만으로 스캔이 가능한 신선식품 스캐너를 개발했다는 소식이다.
도시바가 개발한 새 스캐너는 오로지 외형만으로 해당 신선식품의 가격 정보를 즉시 파악할 수 있다. 레이저 리더기로 바코드를 읽는 기존 스캐너 대신 도시바의 새 제품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
카메라는 해당 물품 외에 사물 인식에 방해가 되는 배경 정보를 걸러내는 방식으로 신선식품 고유 형태를 구별한다. 카메라 렌즈 가까이에 제품을 갖다 대면 제품 이외의 배경은 검은색으로 처리돼 스캐너는 오직 제품의 형태만 인식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다양한 신선제품의 식별이 가능하다.
다만, 도시바의 이 신제품이 실제 마트에서 사용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해 보인다. 제품을 마트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신선제품의 형태를 미리 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해야 하는데 각 제품의 형태가 계절별로 달라 자료를 모으는 데만 적어도 1년이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스템을 구현하고 직원들이 이를 익히는 시간도 필요하다. 도시바는 현재 이 제품이 더 먼 거리에서 빠르고 쉽게 신선식품 정보를 읽을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