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커피 중에서 유독 안 팔리는 커피가 있다. 너무 쓰기 때문에 양이 너무 적어서 가장 잘 안 팔리는 커피가 바로 에스프레소 커피다. 너무 써서 친해지기 힘들고, 맛이 없어서 찾지 않는 커피, 하지만 모든 커피 전문점에이라면 인기 없는 커피가 약방의 감초처럼 모든 커피의 맛과 향을 내는 중심에 우직하게 자리 잡고 있다. 에스프레소 커피는 모든 커피를 만들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와 뜨거운 물이 만나서 탄생된 커피이고, 카페라떼는 에스프레소에 스팀밀크, 카푸치노는 에스프레소에 우우거품과 계피가루, 카페코카는 에스프레소에 스팀 밀크와 초코시럽이 만나서 탄생된 커피다. 이처럼 인기 없는 에스프레소는 소리 없이 모든 커피의 맛과 향을 내는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다른 커피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준다. 바닷물은 3%의 소금이 결정하듯이 모든 커피는 보이지 않는 에스프레소 커피가 결정한다.
이처럼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운데 소중한 역할을 해내는 경우가 많다. 화려한 갈채와 환호가 비껴간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임과 본분을 다하는 사람들, 크게 인기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사람, 빛나는 스타는 아니지만 스타의 뒷전에서 스타를 더욱 빛나게 하는 사람, 장미꽃 같은 화려함은 없지만 장미꽃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안개꽃 같은 사람, 핵심인력의 화려한 성과 뒤에서 언제나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불평 없이 처리해주는 뚝심인력이 바로 에스프레소 같은 사람이다.
에스프레소 같은 사람은 자신의 본분을 다하면서도 남에게 직선적으로 드러내놓고 자랑하지 않는다. 그저 맡은 바 소임을 다할 뿐이다. 그런데 그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한꺼번에 받는 사람이다. 에스프레소맨이 풍기는 향기는 은은하면서 은근하다. 겉으로 드러나 자신이 한 일을 자랑하지 않고 숨어서 자신을 감춘다.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커피를 조종한다. 위대함은 바로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것을 움직이는 힘이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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