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통신이 아니다.”
이석채 KT 회장이 또한번 혁신을 시도했다. KT의 근간인 통신보다는 미디어라는 새로운 가치에 주목했다.
이 회장은 19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통신 자체보다는 통신망 위에서 생산·소비·유통되는 `가상상품(Virtual Goods)`”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 책을 서점에서 판매하면 물리적 상품(Phsycal Goods)이지만 통신망을 통해 판매하면 가상 상품이 된다”며 가상상품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갈수록 악화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통신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회장은 해외사업 역시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 가입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해 해외 통신 시장을 장악하는 기회는 지나갔다”며 “매니지드 서비스 같은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서 기회를 찾아야한다”고 말했다.
최근 통신업계 현안인 통신요금 인하, 망 중립성 등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우리 소비자들은 해외보다 국내에서 단말기 값을 더 비싸게 사는 문제가 있다”며 “요금에 단말 할부금이 들어있는데 유통구조가 투명해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유통구조를 잘 알던, 모르던 같은 값에 살 수 있는 페어프라이스 시스템이 통용되야 한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 스마트TV 접속제한 문제에 대해서는 “주파수나 네트워크는 전력과 마찬가지로 희소한 자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해외에서는 무료로 스마트TV에 네트워크를 연결시켜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환상”이라며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선포한 비상경영은 미래 투자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LTE 등 예년에 비해 투자가 많기 때문에 내부 경영효율화를 통해 미래 투자재원을 스스로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년간 많은 준비를 했다”며 “스마트라이프를 선도해 산업발전은 물론 소외계층 해소와 삶의 질 향상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