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라 했나? LG도 제친 중국 ZTE '파죽지세'

글로벌 선두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거듭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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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렸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2` 출입카드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표식은 오른쪽 상단 위치했던 ZTE라는 브랜드명이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해도 MWC에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던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ZTE가 당당히 메인 스폰서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ZTE는 지난 2011년 `CTIA 와이어리스` 컨퍼런스 참가를 시작으로 세계 시장에서 얼굴을 알리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는 더 이상 싸구려도, 이름 없는 주문자상표부착(OEM) 제품이 아니라는 이미지를 ZTE가 앞장서 글로벌 시장에서 구축해내고 있다.

◇LG전자도 애플도 제쳤다…판매량 괄목상대=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ZTE는 2011년 4분기 판매대수 기준으로 LG전자를 제치고 세계 4위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됐다. 이 기간동안 1891만대를 팔아 4.0% 점유율을 보이며 LG전자(3.6%)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중국 내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지난해 1000위안 이하 스마트폰 수요가 급증하면서 같은 기간 내수 시장에서 11.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ZTE의 상승세로 인해 애플 아이폰 점유율은 3분기 13.3%에서 4분기 7.5%로 반토막이 났다.

◇인텔·엔비디아와 제휴…일취월장한 기술력=ZTE는 올 하반기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를 출시한다. 내년 초에는 저가폰 생산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1㎓ 보급형 스마트폰도 내놓는다. 상당한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TE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고성능 제품도 선보였다. 엔비디아 테그라2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아이세라 모뎀, 안드로이드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 운용체계(OS) 기반 `미모사X`가 그 것이다.

◇RIM·노키아가 위험하다…이제 시작일 뿐=ZTE는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캐나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리서치인모션(RIM)의 핵심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다. 진위여부를 떠나 그만큼 영향력이 높아졌다는 증거다. 제품 라인업이 넓어지면서 선진 시장에서 인지도도 높아졌다. 미국 버라이즌 등이 `ZTE에 관심이 있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메트로PCS, 립와이어리스 등 선불 휴대전화사업자에 저가폰을 공급하던 때와는 천양지차다.

전문가들은 ZTE 부상을 가장 걱정해야할 기업으로 노키아를 꼽았다. 신흥시장에 저가 피처폰을 팔아 `간신히` 글로벌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ZTE는 안드로이드, 윈도 등 다양한 OS를 채택한 저가 스마트폰을 잇따라 내놓고 신흥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어서 노키아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ZTE는 최근 중남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브라질에 연구소와 제조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CK 루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ZTE,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최근 스마트폰 제품군을 확충하고 이통사들을 통해 활발하게 마케팅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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