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산업의 `상징`으로 불려 온 TG삼보가 TV사업에 뛰어 들었다.
TG삼보는 이마트와 공동 기획으로 42인치 LED TV인 `티뷰(T-VIEW)` 5000대를 16일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
가격은 76만9000원이며, 비슷한 사양의 유명 브랜드 LED TV보다 30~50%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세컨드 TV라기 보다는 삼성·LG의 메인 모델과 직접 경쟁권에 들어갈 품목이다.
제품은 TG삼보와 국내 벤처기업이 국내 방송환경에 맞춰 개발한 메인보드를 채택했다. 풀 HD 해상도(1920X1080)를 지원하며 세계 3대 패널제조사인 CMI사의 A+ 등급 광시야각 패널을 채택했다.
화면전환속도는 120Hz, 두께는 3.7㎝다. 입체 음향을 제공하고 3개의 HD MI 포트를 통해 블루레이 플레이어, 게임기, 디지털 카메라 등 주변 기기와 연결 가능하다. 제품은 대만에서 주문자공동개발(ODM) 방식으로 들여온다. TG삼보가 이마트와 공동 대응에 나서는 것은 최근 `반값TV` 등에서 나타난 대형 유통점의 TV 판매 노하우를 최대 한 살리겠다는 취지에서다. 전국 100개 TG삼보 AS 센터에서 1년 무상, 7년 유상수리를 보장한다.
손종문 TG삼보 사장은 “이미 수년전부터 TV시장 진출을 위해 시장조사와 기술개발 등 여러 과정을 거쳤다”며 “이번에 출시하는 제품은 국내 대기업 브랜드 제품에 비해 결코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 최고급 사양의 TV”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뉴스의 눈
TV사업 진출에 대해 TG삼보는 사업 다각화 차원이라고 밝혔다.
삼보는 20년 넘게 컴퓨터 전문회사로 입지를 굳혀왔지만 PC는 현재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시대에 PC산업의 한계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TG삼보는 수 년전부터 TV를 포함해 다양한 사업으로 진출을 모색해 왔다. TG삼보는 블랙박스, 스마트패드(태블릿PC)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4월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사용하는 스마트패드에 이어 11월에는 차량용 블랙박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 연말 내놓은 LED 모니터 제품에는 이미 TV 시청을 지원하는 튜너를 탑재하면서 TV사업을 예고했다. 삼보는 이번 이마트와 기획해 내놓은 TV 이외에도 전반적 TV사업 확대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TG삼보컴퓨터가 신규투자 유치와 인수합병(M&A)을 앞두고 신사업으로 성장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업개산작업(워크아웃) 중인 TG삼보는 실적 부담에다 `PC는 사양산업`이라는 인식때문에 투자유치나 새 주인 찾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 돌파구로 TV사업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국내 유통·TV산업에도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대형 유통사들은 중소업체와 공동 기획해 `반값 제품`을 선보여 왔다. TG삼보와 이마트의 연계는 중견기업까지 유통사와의 기획제품 출시에 뛰어드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국내 TV시장은 삼성·LG가 95% 이상을 장악하다시피 했다. 이미 많은 중소·중견 기업들이 TV사업에 뛰어들었다 실패를 경험했다. PC명가 TG삼보가 유통가의 `반값 열풍`을 기회로 TV사업에서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