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19대 국회의원선거 지역구 후보 공천이 막바지에 들어선 가운데 과학기술·ICT벤처 분야 후보는 여전히 홀대를 받고 있다. 기존 정치에 물들지 않은 이들이 정치권에 들어가 새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기대도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남은 비례대표에서라도 보완이 되지 않는 한 과학기술·ICT벤처계의 반발은 거셀 전망이다.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대과연)이 추천한 58명의 후보 가운데 지금까지 총 12명의 공천이 확정됐다. 새누리당은 서상기·강창희·정갑윤·이철우·부상일·강지용 6명을, 민주통합당은 심기준·변재일·김선화·이상민·조경태 5명을 공천했다. 무소속에는 손문영 후보가 올랐다.
당초 기대보다 적은 수치다. 정치현실을 핑계로 미래를 위한 `과학기술공천`을 포기한 지역구 공천이라는 게 대과연의 설명이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지역구 공천 과정에서 이공계 출신 정치신인을 영입하기 위해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대표적 이공계 출신 심학봉 후보(구미갑)는 `글로벌 IT공단 건설`을 기치로 내걸고 3선인 김성조 후보와 15일까지 경선을 벌인다.
민주통합당 역시 이공계 인재를 끌어안기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는 게 대과연의 분석이다. 특히 박영아·배은희 의원 낙천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과기계는 비례대표 공천에 힘을 모은다. 과기계는 비례대표 공천에서 의정활동의 전문화를 위해 각 당 10명(20%)의 이공계 출신 공천을 주문했다. 대과연 측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각각 31명, 14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한 상태다.
대과연 측은 “국정 중심에 과학기술을 세우기 위한 과기계의 요구가 무시된다면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500만 과기인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과 벤처업계는 산업계 목소리를 대변할 후보들의 국회 진출을 원하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각 정당 지역구 공천에서 중소·벤처업계 출신이 후순위로 밀렸기 때문이다. 아직 확정 전인 비례대표 후보 순위를 잘 받는 것에 마지막 기대를 걸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중소·벤처업계 출신 중 지역구에서 공천이 확정된 후보는 세 명에 그친다. 새누리당에서는 충북 보은·옥천·영동 박덕흠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비례대표 공천엔 다수의 중소·벤처업계 출신이 포진해 있다. 새누리당이 발표한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 명단에는 중소기업중앙회 서석홍·이재광·최선윤 부회장이 포함됐다. 또 김진기 인천경기 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이동형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이사장도 있다. 이들 후보는 조동성 새누리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중기중앙회를 방문해 후보 추천을 요청함에 따라 참여했다. 김일수 전 정보통신공사협회장도 있다. 벤처 출신 신향숙 애플앤유 대표, 장준호 인포뱅크 대표 등도 신청했다.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후보로는 박주봉 한국철강구조물협동조합 이사장·노규성 한국디지털정책학회장이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트업 중에서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는 인사는 두 명이다. 대표적 청년 CEO로 꼽히는 강성태 `공부의 신` 대표와 김정현 딜라이트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 모두 새누리당에서 청년 비례대표 제의를 받았다. 1983년생인 강 대표는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무료 온라인 동영상 강의 사이트 `공신닷컴`을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가톨릭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1986년생이다. 딜라이트는 기존 보청기 대비 최고 50%가량 저렴한 저가형 보청기를 보급으로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올해 본격적인 대리점 확대와 해외진출을 계획할 정도로 사업이 성장기를 맞고 있다.
대과연 추천 새누리당 확정 후보 명단
대과연 추천 민주통합당 확정 후보 명단
윤대원·권건호·정진욱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