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월부터 대·중소기업이 협력해 성과가 나면 이를 나누는 성과공유제 확산에 나선다.
대기업은 지식경제부 성과공유제와 동반성장위원회 협력이익배분제(초과이익공유제) 중 하나를 도입하면 내년 4월 발표하는 동반성장 지수에 가점으로 반영된다. 대기업은 그동안 반대해온 협력이익배분제 대신 성과공유제를 도입해 심적 부담을 더는 동시에 대중소 동반성장경영 문화가 널리 조성될 전망이다.
지경부는 오는 4월부터 대중소 성과공유제 도입 활성화를 위해 `성과공유 확인제`를 새롭게 도입한다고 14일 밝혔다.
정부가 상생법에 성과공유제 근거를 신설해 수년째 확산에 나섰지만 현재 이를 추진 중인 대기업은 28곳에 머무는 등 실효성이 떨어지자 도입 여부를 실제로 확인하고 인증서를 내주기로 한 것이다.
◇성과공유제 확산 장애 요인은=정부는 상생법에 의거해 지난 2006년부터 성과공유제를 시행하고 있다. 성과공유제 연구·조사·확산을 지원하기 위해 대중소기업협력재단에 성과공유확산본부를 설치하고 운영 중이다.
하지만 정부는 확산이 미흡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경련 설문조사 결과(2011년 10월)에 따르면 104개 대기업이 도입한 것으로 파악했지만 성과공유제확산본부에 등록하고 실제로 추진 중인 기업은 28개에 불과했다. 28개 대기업의 2년간(2009~2010년) 성과 공유 총금액도 751억원에 그쳤다.
이는 이제까지 성과공유제가 제조업 중심으로만 이뤄진데다 협력 유형도 원가절감에 따른 현금 보상에만 한정해서다. 또, 성과 공유제도 운영을 개별 기업에만 전적으로 맡기다 보니 정부가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잣대가 없는 문제점이 있었다. 게다가 현재 원가절감 형태의 성과공유제는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 요구로 이어지는 맹점이 있었다. 성과공유제확산본부 인력도 두 명에 불과해 성과공유제를 제대로 관리할 수 없었다.
◇성과공유확인제로 동반성장 물꼬=정부는 대중소기업이 사전 계약서에 따라 공동 협력활동으로 성과가 나면 이를 사전 계약한 대로 나눴는지 확인하는 성과공유확인제를 4월 시행하기로 했다. 확인기관은 민간중심의 대중소기업 협력재단 내 `성과공유제 확산추진본부`가 맡는다.
성과공유 확인서를 받은 대기업은 동반성장 지수, 정부조달입찰, 국가연구개발, 판로지원, 정부 포상 등에서 우대를 받는다. 기존 성과공유제와 달리 수탁기업 범위가 중소기업에서 중소중견기업으로 확대돼 더 많은 기업의 참여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 28개 공기업 외에 82개 준정부기관도 성과공유 확인을 받으면 수의계약이 가능해지고 공공기관 평가에도 반영된다.
정부는 대중소 협력유형으로 원가절감 외에도 품질개선, 생산성 향상, 경영혁신, 부품국산화 등을 제시했다. 성과공유 방식도 현금보상 이외 단가보상, 장기계약, 물량확대, 공동특허, 판매수입공유, 공동마케팅 등으로 다양화했다.
홍석우 장관은 “성과공유제는 기업생태계의 경쟁력 강화와 공정한 성과배분문화 정착을 위해 대중소기업 모두에 꼭 필요한 제도”라며 “성과공유제가 대중소기업 간 보편적 계약모델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CEO들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