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고리 원자력발전소(원전) 1호기에 전력 공급이 12분간이나 중단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상발전기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원전 냉각 체계를 위협했다.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전도 냉각에 실패해 노심이 녹는 바람에 큰 사고가 났다. 그나마 고리 1호기 원자로를 세운 채 잔열을 제거하던 단계였기에 망정이지 큰일 날 뻔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 사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32일이나 늦게 보고했다니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지난해 10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원전 규제·진흥 기관을 분리했다. 더 투명하고 세밀한 안전 관리를 바랐다. 늑장 보고나 하라고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독립시킨 게 아니었다.
고리 원전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원자력 발전 설비다.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해 설계 수명 30년을 지나 계속 운전하는 상태다. 설비가 노쇠한 탓에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 1호기가 11회, 2호기가 7회 멈췄다. 3호와 4호도 인적·기계적·전기적·계측제어 문제로 각각 8회, 4회씩 정지했다. 지난해에도 1호기가 부품 결함으로 24일이나 멈췄고, 3호와 4호 전원 장치가 문제를 일으켰다. 그만큼 어느 원전보다 각별한 관리가 요구된다는 얘기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독립한 지 5개월도 되지 않아 여러 원전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니 불안하기 짝이 없다. 가뜩이나 정부는 2024년까지 원전 14기를 더 짓고, 해외 수출까지 하겠다고 장담하는 터다. “염려 말라”거나 “안전하다”는 정부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엔 사고가 너무 잦다. 원전 추가 건설에 앞서 안전 관리에 대한 시민의 신뢰부터 회복해야겠다. 무엇보다 투명한 관리 정보 공개가 중요하다. 일본 정부도 정확한 사고 내용을 감추다가 피해를 키웠다. 우리 생활에 전기가 필요하되 목숨까지 걸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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