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무협회장 “제3의 길 가야”

“제3의 길을 가야한다.”

한덕수 신임 무역협회장이 13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 주범으로 지목받는 신자유주의 경제와 복지를 적절히 결합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며 이를 `제3의 길`로 표현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FTA에 무조건적인 반대 주장에 대한 입장을 함축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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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장은 “시장에서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가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사실 세계 190개 국가 어디도 개념 그대로의 일관된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를 하는 나라는 없다”고 설명했다. 개념 그대로의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는 18세기 후반에 존재했지만, 이후 각 나라 정부가 소득분배 악화, 근로자 복지문제 등을 해결하거나 시장이 잘 작동하도록 적절히 개입해 왔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신자유주의 반대는 허공을 향해 반대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FTA 반대론자들이 흔히 얘기하는 `멕시코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체결로 망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멕시코는 나프타를 체결한 뒤 고용창출, 경제 성장의 큰 성과를 거뒀다”며 “밀을 생산하는 남부지역에 대한 보완책이 미비했지만, 결과적으로 멕시코는 FTA의 최대 수혜자”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멕시코가 나프타를 체결한지 2년 만에 금융위기를 맞긴 했지만 그건 당시 대통령의 환율 정책 실패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오히려 FTA로 개혁 프로그램을 도입한 덕분에 위기에서 일찍 벗어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 회장은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 미국, 아세안 등 세계 빅3 거대 경제권과 FTA를 체결한 유일한 나라로 경쟁국에 비해 유리한 입장”이라며 “이제 소모적인 논쟁보다 기업, 정부 및 유관기관 등이 힘을 모야 적극적인 FTA 활용에 나설 때”라고 당부했다.

이어 한 회장은 무역협회의 3가지 역할을 강조했다.

먼저 한국 경제가 WTO(세계무역기구) 체제를 극복하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FTA 확대가 필요한 만큼 이를 알리기 위해 사실에 기초한 정보제공과 설득 노력을 기울여가겠다고 밝혔다. 또 기업에 유능한 인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돕고, 기업들과 즉각적으로 소통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FTA 체결로 세계 기준에 맞추기 위한 고통스런 노력이 필요하지만 꼭 해야 할 일”이라며 “우리는 항상 어려운 걸 극복하면서 동력으로 삼아 성장해 온 만큼, 패배주의에 빠지지 말고 발전을 위한 긍정적 사고를 갖자”고 당부했다.

최근 사회적 이슈인 동반성장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기업들이 잘 되는 것 같지만 이런 기업들은 개방과 경쟁 하에서 영속성을 가질 수 없다”며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서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는 단속과 처벌 권한이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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