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빗 둘러본 진대제 대표, "패러다임 바뀌는데...IT 컨트롤타워 부재 안타까워"
“범국가적 IT 발전을 담당할 정부 구심점이 하루 속히 마련돼야 한다.”
독일 세빗(CeBIT) 2012 전시회에 VVIP로 초대된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 대표는 8일 본지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정부는 국가 미래가 걸린 정보기술(IT) 사안을 책임질 부처가 없다”며 “세계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점에 IT를 대하는 정부 역할도 크게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급부상하는 시대에 IT 선도국으로 평가되던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IT거버넌스 체계를 갖지 못해 기회를 상실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전시회에서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소개한 IBM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한 진 대표는 “세계 경제 위기를 가장 먼저 파악하는 곳이 구글이라는 데 우리나라에선 SNS 데이터를 누가 의미 있게 분석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IT가 스스로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의 정확한 초진을 가능케 하고, 정부도 정책 수립을 위한 똑똑한 통계치를 얻을 수 있는 시대임에도 분산된 IT 정책이 산업 및 국가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정보통신부가 해체된 이후 여러 부처가 분산된 데이터로 각각의 정책을 펼치면서 발전이 아닌 퇴보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 대표는 일례로 “국가 물류망을 효과적으로 가져가려고 해도 고속도로 정보는 국토해양부, 국도 정보는 지자체, 도시 트래픽 정보는 경찰이 갖고 있다”면서 “이들의 불협화음으로 중차대한 사안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보건복지부가 원격진료를 하려 해도 표준화된 DB가 없어 실행에 옮길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밖에 사회문제로 부상한 해킹·바이러스 등 정보화의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통합 정책도 지금의 정부 구조에서는 기대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각종 정보를 재결합하면서 산업 표준을 이끌 주무 부처가 필요하지만 과거 정보통신부 역할을 나눠가진 행안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이 같은 역할을 하기에는 특정 전문영역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지적도 했다. 농업 등 IT 산업보다 규모가 더 작은 국내 산업도 통합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주무 부처가 있는데, 국가적 핵심 산업인 IT 사안을 망라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의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아직 힘이 없다`는 점도 IT거버넌의 한계요인으로 꼽았다.
진 대표는 “현 정부들어서는 IT 사안에 대한 규제만 남았다”면서 “정부가 IT거버넌스 체계를 확립해 기업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하면서 규제와 진흥을 동시에 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노버(독일)=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