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당국자로부터 외국계 기업이 자국 노동자를 착취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발언이 나왔다. 애플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 공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이후 나온 발언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8일 인 웨이민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 장관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몇몇 외국계 기업이 중국에 들어와 경제 성장에 일조하는 등 긍정적인 면이 많지만 우리 노동자를 착취하는 것은 두고 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초과 근무나 저임금 노동을 강요한 사실이 다시 적발될 경우 중국 내 부처들이 연계해 직접 조사에 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웨이민 장관은 기업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애플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의 반응은 의외다. 웨이민 장관의 발언은 최근 저가 노동 수출에 의존했던 중국 경제모델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 값싸게 부릴 수 있는 젊은 노동력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어 당국에서도 더 이상 외국계 기업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에서 더 이상 젊은 사람을 낮은 가격에 고용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웨이민 장관 역시 “노동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기업하고만 일할 것”이라며 “중국 근로자를 더 나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애플의 중국 협력업체인 폭스콘은 이 달 1일부터 제품 조립라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기본급을 16~25% 인상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