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대학교수 1028명이 “이공계 출신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공계 출신이 4·11 제19대 총선을 통해 국회로 많이 진출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다. 여야가 한창 입후보자를 공천하는 중인지라 이들의 요청에서 절박함이 묻어난다. 지난해 12월 21개 과학기술 민간단체가 결성한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대과연)이 출범한 이래로 꾸준히 같은 요구를 했음에도 상황이 녹록지 않은 모양이다. 하긴 각계 이해와 요구가 여야 공천심사위원회에 결집하는 지금은 몹시 급한 때다. 대과연에 연계된 이공계 대학교수들이 급해진 이유일 터다.
대과연은 각 정당에 비례대표 10%, 지역구 후보 20%를 이공계 출신으로 공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 비율에 따라 새누리당에 58명, 민주통합당에 23명을 추천한 상태다. 비례대표 후보자도 2·7·12번 등 당선 가능성이 높은 앞쪽에 배치할 것도 바랐다.
정치와 거리가 멀다고 여겨지는 과학기술인들이다. 이들이 왜 이렇게 정치권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가. 과학기술인들은 현 정부 들어 홀대를 받고 있다고 인식한다. 과학기술부 해체에다 출연연 개편까지 과학기술인의 얘기를 무시한다고 여긴다. 이런 불만들이 잇따른 정치선언으로 나온다.
물론 과학기술인들이 정당에 일정 비율을 이공계에 할당하라 요구하고 특정 후보자를 추천하는 모습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의 좌절감이 얼마나 깊고 절박한지 읽을 수 있다. 정치권도 이공계 정계 진출 확대를 약속한 마당이다. 정치권은 “과학적 합리성이 존중되게 정치 환경을 바꾸는 게 절실하다” “선진국 도약을 위해 과학기술을 의정의 중심에 세워야 한다”는 1000여 대학교수의 주장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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