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정의 어울통신]스마트TV? 바보야, 문제는 콘텐츠 생태계야!

봄기운이 물씬 풍긴다. 스마트TV 얘기다. 스마트TV는 벌써 국내에서만 100만대를 돌파하며 TV시장의 주도세력을 꿈꾸고 있다. 애플이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에 이어 `아이TV(셋톱박스)`를 선보이면 TV시장은 말 그대로 스마트하게 변화할 것이 확실시 된다.

우리기업은 어떤가. 여전히 기계적 관점에 머물러 있다. 스마트TV는 하드웨어(HW)보다는 콘텐츠·서비스적 관점이 필요한데, 여전히 LCD·LED·3D 등 하나의 디스플레이를 갖는 TV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직은 스마트TV 시대를 온전히 맞지 못하는 형국이다.

스마트TV가 무엇인가. 이용자 관점에서 보면 스마트TV는 방송사에서 편성한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시청하는 `일방향 TV`에서 원하는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골라서 보는 TV, 자신의 영상물이나 사진 등 콘텐츠를 편집해서 올리는 개인방송국 등 모든 개인·기업이 콘텐츠 수용자이자 제공자가 되는 `양방향 TV`를 의미한다.

서비스사업자 관점에서 보면 스마트TV는 기존의 유료 방송사업자들이 N스크린 연동서비스, 클라우드 서비스, 스마트 광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영역이다. 통신과 방송망을 갖지 않은 사업자도 개방형 네트워크 환경에서 독자적인 스마트TV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에게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개방적 서비스 환경은 네트워크 트래픽을 급격하게 증가시켜 무임승차 논란과 망중립성 문제를 유발시키기도 한다. 최근 삼성전자와 KT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기존 TV사업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IPTV나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서비스사들 역시 네트워크 트래픽 증가에 따른 문제로 골머리를 앓기는 마찬가지다.

가전사들도 N스크린 단말장치 경쟁력을 기반으로 TV제조는 물론 스마트TV 서비스 플랫폼을 독자적으로 구축, 서비스시장에 직접 진출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들 역시 자신의 웹 포털 콘텐츠와 서비스 지배력을 모바일 스마트 단말장치로 확대해 나감은 물론 TV로 자신의 서비스 플랫폼을 확대할 태세다.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유료방송사업자와 가전사, 인터넷 포털사 등 대형 사업자들이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TV 서비스는 콘텐츠와 서비스 및 플랫폼, 단말장치 영역에서 소수의 협력사에게만 공개되는 폐쇄적 구조다.

우리기업이 개방형 스마트TV서비스 플랫폼 구축에 힘써야 하는 이유다.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대형 사업자들의 독자적인 서비스 플랫폼 이외에 수많은 중소 벤처기업들의 다양한 스마트 셋톱박스 등의 단말장치와 솔루션, 콘텐츠·서비스가 제한 없이 연결되고 이용자들 또한 요금 부담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셈이다. 누구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할 수 있는 중립적 개방형 스마트TV 서비스 플랫폼이 만들어지면 ICT·콘텐츠 회사들의 다양한 사업적 시도가 가능해진다. 스마트TV 생태계 구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애플이 미디어·가전시장의 왕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제조업체, 서비스사업자, 콘텐츠사업자 등이 각자도생에 여념이 없다. TV포털, 케이블TV, PP, 지상파TV 등 수많은 콘텐츠를 갖다 쓰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수많은 중소기업, 개인을 망라하는 콘텐츠 생태계 구축에는 관심이 없다.


모두가 근시안적이다. HW적 사고에 빠져서 한치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애플이 나서서 아이TV로 세상을 뒤집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까. 분명한 것은 HW만이 아니라 콘텐츠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점이다. 박승정 통신방송산업부 부국장 sj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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