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전자신문을 접하게 된 때는 군 복무 중이었다. 국방일보를 수령하러 갔다 우연히 마주치게 된 전자신문. 시사신문이나 경제신문, 스포츠신문 등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공부하고 있던 전자 분야에 신문이 있다는 것은 그때 처음으로 알게 됐다.
내용은 주로 업계 동향과 일부 광고, 사설과 당시 화제가 되고 있던 기술을 다룬 특집기사였다. 개인적으로 업계의 동향과 광고보다 사설과 새로 등장한 신기술을 다룬 특집기사 쪽에 더욱 관심이 갔다. 사설을 통해 그 분야의 전문가들은 어떤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특집기사를 읽으면서 입대 전 배웠던 것과 연관 있는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유용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이때부터 나는 전자신문을 꾸준히 읽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전역 후 여러 가지 일들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다가, 3학년 2학기에서야 전자신문 정기구독을 신청하게 됐다. 그 뒤로 어느새 2년 반이 지났다. 취업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취업을 희망하는 분야의 정보를 찾고 그 분야의 동향을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준비했다. 면접을 준비하기 전에는 해당 회사 최근 동향 등의 정보를 모으고 예상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각해보는 등 전자신문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취업 후 일하고 있는 지금도 전자신문을 통해서 많은 것을 얻고 있다.
길지 않은 시간이긴 하지만, 회사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는 어제와 같은 일을 하고, 어제 만났던 사람을 만나고, 어제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시야는 좁아지고, 좁아진 시야는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한다. 변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나는 현재 터치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출근하기 전 또는 퇴근한 뒤 신문을 펼치게 되면 일을 하면서는 잘 느끼지 못했던 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흐름이 LCD에서 OLED로 전환된다는 점이 지금 설계하고 있는 제품에 어떤 영향을 가져다줄지 고민한다. 휴대형 기기의 두께를 얇게 하기 위해 1레이어 터치스크린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제품 설계 시 어떤 것들이 중요하게 작용할지 등등의 생각이다. 신문을 읽지 않았다면, 이러한 생각을 해볼 기회를 얻을 수 있었을까. 아마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전기·전자·전산 관련 분야를 공부하고 있거나 앞으로 일하기를 희망하는 사람 또는 이와 밀접한 연관을 가진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신문 읽기를, 특히 전자신문을 꾸준히 읽는 것을 권하고 싶다. 잘 맞는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신문읽기는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과 같다고 생각한다. 하루하루 스트레칭을 할 때는 작고 사소해서 `이게 무슨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것이 1년, 2년 쌓이면서 몸은 유연해지고 갑작스러운 큰 움직임에도 다치지 않게 된다.
마찬가지로 신문읽기 또한 하루치의 분량은 그렇게 많지 않지만, 주의를 기울여서 꾸준히 읽어나가다 보면 최신 정보뿐만 아니라 그 분야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자신문을 통해 기른 유연한 몸과 마음이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김우성 동국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 kws86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