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29일 담합시 부정행위에 준해 처벌하고, 경쟁사 접촉 신고제와 이메일 필터링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담합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삼성은 우선 삼성전자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임직원 보호프로그램`인 이메일 필터링 시스템과 경쟁사 접촉 신고제를 전 계열사로 확대한다. 제목 등에 금칙어가 포함될 경우 메일이 반송되고 외부발송이 제한된다.
경쟁사 접촉 신고제는 사업수행상 불가피하게 경쟁사와 접촉이 예상되거나 이루어진 경우, 컴플라이언스팀(준법경영팀)에 사전승인·사후보고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제도. 향후 회사와 임직원이 담합으로 곤란을 겪게 될 가능성을 예방하는 데 목적이 있다.
삼성은 경쟁사와의 접촉은 합법 여부를 떠나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감독기관이나 발주처 주관 회의 등 경쟁사 접촉이 불가피한 경우 현실적으로 이행 가능한 가이드라인을 새로 정립키로 했다. 삼성은 장기적으로는 사업 프로세스에 대한 전사적 재점검을 통해 경쟁사 관련 정보 없이도 사업수행에 지장이 없는 구조를 모색할 방침이다.
삼성은 계열사별로 상시적이고 정기적인 현장점검과 모니터링(진단) 활동을 실시하고, 고위험 부서에 대해서는 심층적인 점검 활동 실시하기로 했다.
삼성은 담합을 막기 위해 계층과 업무별로 차별화 세분화되고, 사업현실을 반영해 실행 가능한 `Do`s & Don`ts(해도 되는 일과 해서는 안되는 일)` 제공키로 했다. 위험 직군 임원이나 부서장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준법경영서약서를 받을 예정이다.
특히, 담합에 연루된 임직원은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횡령이나 뇌물 등 부정행위와 동일한 차원에서 해고 등 엄정한 징계를 실시하고, 임원·조직 평가에 CP(준법)평가 항목을 반영하기로 했다.
삼성은 지난달 25일 사장단 회의에서 그룹 차원의 담합근절을 위한 종합적인 근절대책 수립 및 시행을 결정한 후 준법경영실과 27개 계열사 컴플라이언스 조직 주관으로 3주간 각 사의 사업수행 실태를 점검했다.
점검 결과, 지난해 그룹 차원의 준법경영 강화 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 시행 이후 상당한 개선이 있었지만, 일부 계열사에서는 발주처 미팅 등을 통해 경쟁사와 불가피하게 접촉이 이루어지는 등 사업 환경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고,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있어서도 담합에 취약한 요소가 일부 남아있다는 자체 평가가 나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