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살 길은 분사와 전문 경영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6관왕을 차지한 아델의 앨범은 소니뮤직에서 나왔다. 미국에서만 1500만장이 팔려 2011년 최고 히트 앨범 자리에 올랐다. 27일 열리는 아카데미상 후보에 가장 많은 작품을 올린 영화사는 소니픽처스다. 영화와 음악 산업에서 소니의 명성은 하늘을 찌른다.

#소니의 지난해 TV 부문 적자는 1750억엔(약 2조46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7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누적 적자는 1조엔(약 14조원)에 달한다. 올해 판매 목표도 4000만대에서 절반으로 줄였다. 세계 시장을 휩쓸던 `기술의 소니`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두 사례는 극과 극을 달리는 소니의 제조와 서비스 사업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소니의 사업은 전자와 영화, 음악, 금융으로 나뉜다. 전자는 제조에 들어가고 영화·음악·금융은 서비스 사업이다.

소니의 서비스 사업은 순풍에 돛을 달았다. 영화와 음악은 연이은 흥행 성공으로 세계 1위를 달린다. 수익도 합쳐서 700억엔(약 9800억원)이나 냈다. 금융 사업 역시 1000억엔(약 1조4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올렸다.

TV로 대표되는 전자 사업은 형편없다. 2011년 한 해에 4000억엔(약 5조62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영화와 음악, 금융 사업에서 번 돈을 전자에서 다 까먹은 셈이다. 소니 전체로는 2200억엔(약 3조90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

경제전문 주간지 동양경제는 최신호에서 소니가 부활하려면 분사를 전제로 한 조직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하드웨어와 콘텐츠 사업 융합 정책도 포기하고 부문마다 전문 CEO가 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양경제는 그 이유를 바뀐 시장 환경에서 찾았다. 소니는 과거 영화와 TV, 음악과 워크맨, 게임과 플레이스테이션 등 하드웨어와 콘텐츠 조합으로 성공사례를 만들어냈다.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은 “음악과 영화는 애플이나 삼성이 갖지 못한 소니만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콘텐츠 독점 효과를 무너뜨렸다. 오히려 개방성이 수익을 냈다. 플랫폼을 열고 누구나 콘텐츠 공급자가 될 수 있는 애플 아이폰이 성공 신화를 썼다.

동양경제는 또 다른 이유로 CEO의 전문성을 꼽았다. 제조와 콘텐츠, 금융은 특성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CEO가 각각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콘텐츠 출신인 히라이 가즈오 신임 사장의 전자 사업 재건도 회의적으로 내다봤다.

과거 소니 이사회 회장을 맡았던 나카타니 이와오 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 이사장은 “완전히 다른 4가지 사업을 1명의 CEO가 이끌어가는 방식은 무리가 있다”며 “전자 사업을 완전히 분리해 제조업 특유의 창조성을 내는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은 `컨버전스(융합)`를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강조했다. 히라이 사장은 `원 매니지먼트, 원 소니`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소니 경영진의 전략과 동양경제의 조언 중 어느 쪽이 맞을 지는 틀림없이 몇 년 안에 판가름 난다.


소니 부문 별 실적 및 내용(단위:억엔)

자료:동양경제

소니의 살 길은 분사와 전문 경영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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