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환경, 온실가스정책 주도권 다툼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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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부와 환경부의 온실가스정책 주도권 다툼이 다시 시작됐다. 지난 2010년 녹색성장기본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제정을 두고 1년 넘게 치열한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에 이은 리턴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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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 총괄기관과 분야별 관장기업

26일 국무총리실과 지경부·환경부 등 온실가스정책 관계부처에 따르면 총리실에서 최근 녹색성장기본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기 위해 개정의견 수요조사를 했다.

환경부는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 부문별·업종별 감축목표 할당 권한이 총괄기관인 환경부에 있다는 것을 시행령에 구체적으로 명기할 것을 요청했다. 총괄-관장기관으로 나뉜 업무진행이 매끄럽게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발전 부문 관장기관인 지경부는 개정내용으로 부문별·업종별 감축목표 할당 권한을 관장기관에 일임 할 것을 요청했다. 총괄기관인 환경부에서 이를 담당하는 것보다 관장기관인 지경부에서 처리해야 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환경부는 총괄기관, 지경부는 관장기관의 권한 강화를 각각 요청한 셈이다.

환경부는 지경부에서 관장기관 권한 강화를 요구하고 나서자, 아예 관장기관을 없애고 단일 총괄기관 체제로 개편할 것을 다시 총리실에 요청했다. 지경부의 의견을 총괄기관인 환경부를 유명무실하게 만들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지경부를 온실가스정책에서 물러나도록 하겠다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산업 발전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 증가를 독려해야 하는 지경부에서 감축량 할당도 담당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발상”이라며 “당장 비용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낮은 목표를 할당하는 것은 결국 나중에 산업계에 큰 부담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온실가스감축을 이행해야 하는 관리업체와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관장기관이 감축목표 할당을 담당해야 효율적인 목표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온실가스 문제는 경제·정치적 관점으로 풀어야할 사안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책 수립은 수용가능성을 가장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실가스정책이 국가경제에 끼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단순규제로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감축목표 달성을 지원해주고 독려해 나가는 방식이 옳다는 의견이다.

지난 2010년 벌어진 온실가스정책 주도권 다툼에서 명분은 총괄 역할을 맡게 된 환경부가, 실속은 산업·발전 부문을 관장하게 된 지경부가 챙겼다. 이번 리턴매치는 실속을 챙기려는 환경부와 뺏긴 명분은 버리고 실속을 강화하려는 지경부가 맞서는 형국이다.

온실가스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두 부처의 기 싸움은 `기후변화에너지부(가칭)` 신설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전초전으로도 분석된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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