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동남아 진출 서비스기업, 현지 맞는 IT체계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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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에 이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이 떠오른다. 롯데·CJ그룹 계열사 중심으로 기업 진출이 활발하다. 최근 앞 다퉈 진출하는 배경은 과거와는 다르다. 1990년대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생산 전초기지로서 진출했다면, 이제는 시장 확대 차원이다. 중국·인도·인도네시아 3개국 인구만도 27억명에 이른다. 그러나 기대만큼 성과가 좋지는 않다. 일부는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프로세스와 정보화 전략 적용에 어려움이 심각하다. 이들이 어려움을 겪는 원인과 대응방안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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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CJ·효성·신세계 등 그룹 계열사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해외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대부분이 유통, 프랜차이즈, 엔터테인먼트 등 소비자 대상 서비스 영역이다. 초기 이들 기업은 국내서 마련한 프로세스와 정보시스템 체계를 현지에 적용했다. 이는 적지 않은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시행착오를 거쳐 표준화와 현지화 영역을 구분, 프로세스 및 정보시스템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앞 다퉈 인도네시아 소비시장 진출=지난 몇 년 간 기업에게 있어 최대 소비시장은 중국이었다. 12억 인구를 내세운 중국 소비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유통, 금융, 물류, 푸드 등 다양한 사업을 갖고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에 이어 인도네시아 시장이 각광을 받고 있다. 2억4000명이라는 인구 기반으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연평균 경제성장률도 6~7%에 이른다. 백화점, 마트, 푸드 프랜차이즈, 극장 등 개인용(B2C) 시장으로서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발 빠르게 진출한 롯데마트는 점포확장을 추진, 인도네시아 전역에 28개 점포를 갖췄다. 올해 말에는 롯데백화점이 인도네시아에 첫 점포를 연다. CJ푸드빌도 지난해 말 뚜레쥬르 1·2호점을 연 뒤 점포 확장에 나섰다. CGV도 진출해 극장 수를 늘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을 인수, 현지인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 하이마트, 롯데홈쇼핑,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미스터피자, SPC 등도 인도네시아 진출을 준비한다. 앞서 생산기지 차원으로 진출한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미원 등도 이제는 내수시장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접 국가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진출도 활발하다.

인수합병(M&A)이든, 직접 진출이든 현지 진출한 국내 기업 대부분 프로세스와 정보시스템 마련을 놓고 고민한다. 국내 본사와 동일한 프로세스와 정보시스템을 적용할지, 현지에 특화된 자체 체계를 가져갈지 가장 큰 고민이다. 조직 구성과 공급망 체계를 어떻게 갖춰야 할지도 심각한 문제다.

◇규제와 낙후된 IT인프라로 어려움 겪어=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 진출한 기업 중 상당수는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인은 크게 △특수한 규제 △문화적 차이 △낙후된 IT인프라 △체계적이지 못한 프로세스 등 네 가지다.

각국 법규나 규제는 해당 지역에 진출한 기업에 큰 난제다. 중국에서 특히 심각하다. 중국은 금융 등 일부 산업에서 현지법인 허가 시 자체 정보시스템 보유를 의무사항으로 두고 있다. 정보시스템 구축 시 핵심시스템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SW)는 대부분 감독당국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중국에 진출한 계열사 대상으로 IT인프라를 국내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형태로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화적 차이로 인한 어려움도 심각하다. 인도네시아 등 무슬림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어려움이 더욱 크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 현지법인은 국내 인사 프로세스와 정보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해 낭패를 봤다. 자존심이 강한 무슬림 직원들이 승진속도가 빠른 다른 경쟁업체 체계를 제시하며 회사를 그만 두겠다고 한 것이다.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대리·과장·차장·부장을 승진하는데 적용되는 국내 프로세스와 인적자원(HR) 및 성과관리시스템을 적용할 수 없었다. 결국 현지법인은 승진에 필요한 기간을 대폭 줄였다. 급여 인상 폭이 작더라도 승진을 빨리 시켜주는 이들 문화에 인사 프로세스와 HR시스템을 대폭 수정한 것이다.

낙후된 IT인프라도 문제다. 국내에 비해 턱없이 수준이 떨어지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큰 골치 거리다. 거리가 먼 국내에서 동남아시아 현지법인 업무를 지원하는 IT서비스 체계는 위험요인이 너무 크다. 현지 불안한 네트워크 상태로 언제 장애가 발생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체는 국내 결제시스템을 적용하려다 어려움을 겪었다. 네트워크 상태가 좋지 못해 결제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송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 지역에 진출한 백화점, 마트 등은 대부분 점포별로 판매시점관리(POS)시스템 및 카드 결제시스템 구축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안효성 딜로이트컨설팅 상무는 “해당지역 정보가 부족한 것도 해외진출 초기 어려움이 가중되는 이유 중 하나”라며 “현지 사정을 모른 상태에서 국내에서 적용한 프로세스나 정보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려다 더 큰 문제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현지 IT전략 마련에 `고심`=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 진출한 국내 기업 대부분은 현지법인 프로세스와 정보시스템 고도화를 고민하고 있다. 국내 프로세스를 현지에 적합하게 변화시켜 적용 방안과 업무 연속성을 위한 프로세스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지에 맞는 프로세스 혁신(PI)을 실시하고 변화관리로 이를 정착하겠다는 것이다. IT적인 측면에서는 본사와 정보시스템 연계, 전사자원관리(ERP) 등 핵심시스템 구축, 네트워크 최적화 등이 필요하다.

동남아 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롯데와 CJ그룹이다. IT전략 마련도 가장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롯데그룹 IT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은 계열사 해외지원을 위해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늘어나는 중국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로 상하이 사무소도 개설했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제과, 호남석유화학 등 계열사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IT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국가 규제나 문화적 영향을 많이 받는 백화점 지원을 위해 자체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통합 IT셰어드서비스센터를 수립해 클라우드 컴퓨팅 형식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CJ그룹도 적극적이다. CJ시스템즈는 계열사 해외진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지난해 착수, 마무리 작업 중에 있다. 그룹웨어와 포털시스템을 구축, 해외법인에 확대 적용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 사업이 문화적 영향을 많이 받는 B2C 사업이어서 아직 비즈니스 지원 IT체계를 마련하지는 못했다. CJ시스템즈 관계자는 “향후 해외법인 업무시스템 고도화와 네트워크 최적화를 위해 추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한 기업들 고민

자료 : 딜로이트컨설팅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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