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vs 삼성 생태계 육성 `명암`

애플이 모바일 방송과 모바일 교육에서도 콘텐츠 플랫폼을 빠르게 육성하고 있다. `앱스토어`에 이은 제2, 제3 생태계가 속속 탄생하면서 `애플 왕국` 입지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반면에 애플과 스마트폰 왕좌를 다투는 삼성전자는 독자 서비스 플랫폼 전략이 국내 통신사에 번번이 발목이 잡혀 비상이 걸렸다.

19일 애플 모바일방송 플랫폼인 `팟캐스트`에는 `나는 꼼수다`가 인기를 모은 이후 개인이나 단체가 만든 방송 콘텐츠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애플코리아는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200~300개 채널이 개설된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 관계자는 “데이터를 밝힐 수 없지만 `나는 꼼수다` 인기 이후 신규 채널이 부쩍 늘고 채널당 콘텐츠 다운로드 수치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이달 초 실시한 `나는 꼼수다` 청취경험 여론조사에서는 `방송을 들어본 적도 있고 잘 알고 있다`는 청취경험자가 무려 1100만명에 달했다. 동영상을 함께 제공하는 `뉴스타파` 역시 매회 수십만건 다운로드를 기록 중이다. 애플에 따르면 한국은 팟캐스트 국가 페이지가 열린 지 1년 만에 세계 5위 다운로드 국가로 올라섰다.

애플은 조만간 중국 베이징에 팟캐스트 아시아 총괄본부를 두고 한국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애플의 스마트 교육 플랫폼인 `아이튠스U`도 최근 이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들이 아이튠스U에서 제공하는 교육 애플리케이션을 무려 7억건이나 다운로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최근 미국 6개 대학과 협력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강좌 100여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양한 연령별 온라인강좌도 `아이튠스U`에서 제공할 계획이다. 이달 초 발표한 디지털교과서 `아이북스`와 연계해 스마트교육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도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애플이 생태계 전략에서 멀찌감치 앞서 가는 반면에 갈 길 바쁜 삼성전자는 통신사와 충돌로 잇따라 진통을 겪고 있다.

KT가 최근 망 사용료 대가를 요구하며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인 `삼성앱스` 접속을 차단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해 통신사에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제공하던 `삼성앱스`를 통신사 마켓에서 철수했다. 겉으로는 `삼성앱스`를 강화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동안 제조사의 콘텐츠 서비스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통신사와 갈등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바다폰 `웨이브3`에 삼성전자 독자 모바일 메신저 `챗온`을 탑재하지 않은 채 출시하기도 했다. `챗온`은 `올레톡`과 같은 통신사 자체 메신저와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통신사가 탑재를 반대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는 이 때문에 국내보다 해외 시장 중심의 생태계 강화 전략을 수립 중이다.

오는 28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2012에서는 `삼성개발자데이`를 별도로 개최해 삼성 오픈 플랫폼 기술과 갤럭시 노트에 도입돼 화제를 모은 전자펜 `S펜` 개발툴(SDK)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앱스가 앱스토어보다 앱 수는 많이 적지만, 꼭 있어야 할 필수 앱이나 완성도 높은 앱으로 꾸며져 소비자 이용환경은 더욱 쾌적한 편”이라며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경쟁 앱이 적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점점 부각되는 추세여서 장기적으로 충분히 메이저 생태계로 부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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