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을 자체 개발하는 대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도면용 DRM을 자체 개발한 현대중공업을 비롯 삼성·포스코에 이어 신한은행과 성동조선해양이 DRM 개발에 착수했다.
대기업의 이 같은 행보는 기존 DRM 솔루션이 원하는 성능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데다 특정 회사·제품 의존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들 중 일부는 계열사 적용은 물론 향후 제품 상용화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DRM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기존 소프트캠프 DRM을 대체할만한 자체 DRM 개발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윈도7과 64비트 등으로 PC환경이 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지원이 원활하지 않아 다른 회사 DRM으로 교체하거나 자체 개발이 가능한 지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성동조선도 파수닷컴 DRM을 대체할 솔루션을 찾고 있다. 성동조선은 “컴퓨터를 이용한 설계 작업이 많은 조선 사업의 특성상 캐드(CAD)·캠(CAM) 사용이 많지만 DRM이 이를 원활하게 지원하지 못한다”며 소개했다.
앞서 삼성그룹은 삼성SDS가 개발한 `나스카`를 전 계열사에 적용 중이다. `나스카`는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제작한 사람에게만 권한을 부여, 문서가 유출된 경우 열람을 방지하는 솔루션으로 지난 하반기 이후 관계사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포스코는 그룹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을 확산해 USB 사용 등을 제한하는 매체제어 시스템을 아이티엠시스템과 공동 개발, 적용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기존 DRM을 대체하기 위한 방법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문서보안이라는 솔루션 성격상 교체할 경우 기존 암호화한 데이터를 전부 복원해 새 솔루션을 적용해야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작업”이라며 “자체 개발할만한 숙련된 전문인력이 충분한 지, 모든 위험을 고려해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지를 심사숙고하지 않고 개발에 나선다면 보안을 위한 솔루션이 오히려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윤정 ·유효정 기자 lin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