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전자(6500억원)와 대덕GDS(4000억원) 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다. 컴퓨터와 휴대폰 등에 쓸 여러 부품을 올려놓은 인쇄회로기판(PCB)을 만드는 기업들이다. 일본 히로세와 합자한 커넥터 제조업체 히로세코리아까지 포괄하면 매출이 1조2000억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덕전자가 1972년에 설립됐다. 40년 만에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섰다. PCB와 커넥터는 개별 전자부품이다. 증폭·변화·스위칭처럼 전자적으로 `힘을 쓰는 부품`이 아닌 트랜지스터 등에 딸린 수동(passive) 부품이다. 그야말로 `쪼가리`로 이룬 성과다.건실한 중견기업 아닌가. 이런 기업이 한국 산업계의 중심에 서야 한다.
단순한 매출 1조원 돌파 이상의 의미가 있다. 대덕전자계열은 사양산업이라는 세상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사업을 집중했다. 우리나라에서 제조업체가 오랫동안 한우물을 파 이렇게 큰 기업으로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제조업체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한우물만 판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대덕전자 계열은 끊임없이 기술을 혁신했다. 전자산업의 흐름에 맞춰 미래 투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고부가가치 기술을 끊임없이 추구했다. 그 노력의 결과 고성능 PCB를 필요로 하는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다른 중견·중소 제조업체들도 본받을 대목이다.
대덕전자계열과 같은 중견 제조업이 많아져야 우리 전자산업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중소기업을 졸업했지만 정부 지원도 끊기면서 더 이상 도약하지 못하는 기업이 수두룩하다. 우수 인력 확보도 쉽지 않다. 또다른 대덕 성공 신화가 나오도록 하는 것은 우리 정부와 사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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