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시장만큼은 탄탄하게 지켰던 일본 휴대폰 업계가 무너졌다. 내수 출하량이 14년 전 수준으로 추락했다. 스마트폰의 위력을 과소평가한 결과다.
15일 일본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 발표에 따르면 2011년 일본 휴대폰 업체의 출하량은 2958만4000대로 전년 대비 11.1% 하락했다. 3000만대를 밑도는 수치는 1997년 이후 처음이다. 5000만대를 웃돌았던 2007년과 비교하면 반 토막 가까운 하락이다.
일본업체는 고전했지만 휴대폰 시장 전체는 성장했다. IDC재팬 발표를 보면 2011년 휴대폰 시장 규모는 2010년보다 4% 높아진 3750만대다.
일등공신은 스마트폰이다. 특히 애플과 삼성전자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시장조사업체 MM총연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외국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는다고 밝혔다.
샤프와 후지쯔카시오 등 일본 휴대폰업계도 반격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스마트폰 신제품을 대폭 늘렸다. 현재 휴대폰 신제품의 80% 이상이 스마트폰이다. 지난해 4분기 일본 휴대폰 업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1년 전보다 2.6배 늘어난 295만9000대다.
일본 휴대폰업계는 방수와 전자지갑, 적외선통신 등 일본인이 선호하는 기능으로 승부를 걸었다. 오타니 노부오 후지쯔 상무는 “철저하게 일본적 제품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