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소프트웨어(SW) 기업에 한해 공공사업 참여를 허용하려던 지식경제부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14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중견 SW기업의 공공사업 참여 허용을 골자로 한 지경부 `SW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지경부는 개정작업을 잠정 중단했고, 중기청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 시행령은 `중견 SW기업 공공사업 참여 한시적 허용`과 `대기업 공공기관 시범사업 참여제한` 등을 골자로 한다.
시행령은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했고, 법제처 법률 검토를 앞뒀다.
중기청이 반대의사를 나타내는 것은 지경부 개정안대로라면 중소기업 간 경쟁 시스템에 중견기업이 들어와 제도 기반을 흔들 수 있어서다.
중기청은 중소기업을 졸업한 중견기업을 대기업으로 분류한다. 중기청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법`상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대상 195개에는 `SW`가 포함돼 있고, 그 대상 선정을 SW산업진흥법 시행령에 위임했다. 한시적(5년)이지만 중견기업을 중소기업과 함께 공공사업에 참여하도록 한 조치를 용인할 수 없다는 주장의 근거다. 이현조 중기청 공공구매판로과장은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이 아니다. (지경부 안은) 중소기업 간 경쟁제도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반대 견해를 나타냈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견을 좁혀 가고 있다”고 밝혔지만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기청 측도 최근 공생발전 분위기를 반영, 합의점을 찾아보려는 의지는 있지만 현개정안대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견기업에 한해 20억원 미만 시장에는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하면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종전과 마찬가지로 20억원 미만 시장은 중소기업, 20억~40억원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그리고 40억원 이상은 대기업 시장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작년 말 개정한 고시를 바꿔야 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는 알겠지만, 기술력보다 기업 규모를 잣대로 참여 기회를 정하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며 “바꾸기로 한 만큼 최대한 서둘러 결론을 내고 기술력 있는 기업이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 대상품목]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이 제품을 구매함할 때 `중소기업자 간의 제한경쟁 또는 중소기업 중에서의 지명경쟁 입찰에 의해 조달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제품.
-전산업무(SW개발) 및 자료처리업무는 SW산업진흥법령에 의한 대기업 참여제한 범위에 따름
※자료:중소기업간 경쟁제품 지정내역 공고(2011년8월5일)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