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맏형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에게 피소됐다. 이맹희씨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이자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이다.
14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씨는 “아버지의 타계와 동시에 상속인들에게 승계된 삼성생명 및 삼성전자 차명주식을 이 회장이 다른 상속인에게 알리지 않고 단독으로 관리했다”며 자신의 상속재산에 해당되는 주식을 인도해 달라고 소송을 냈다.
이 씨는 소장에서 “(이건희 회장이) 2008년 12월 삼성생명 주식 3248만주를 단독 명의로 변경한 만큼 내 상속분인 189분의 48에 해당하는 824만주와 배당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전체 소송가액은 7138억원이다.
이맹희씨는 지난해 6월 이건희 회장 측으로부터 받은 `상속재산 분할 관련 소명` 문서에 차명재산이 언급돼 있는 것을 보고 차명재산의 존재를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삼성과 CJ의 털어내지 못한 감정의 골이 결국 이번 상속 분쟁으로까지 이어졌다는게 재계 분석이다. 삼성가(家)는 3남인 이건희 회장이 그룹 회장을 승계하면서도 형제간 갈등이 표면화된 적이 없었다. 재산권 분쟁으로 소송까지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 관계자는 “민사소송이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어디까지나 회장님 사생활 문제”라고 입장을 밝혔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맹희씨 개인차원의 민사소송으로 CJ그룹과는 무관하다”면서 “(이맹희씨) 설득을 위해 중국으로 직원을 파견한다는 등의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며, 소송이 원활하게 끝날 수 있도록 포괄적인 노력을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