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 중소기업간 자금 사정 양극화 심화

지난해 중소중견기업의 회사채나 주식 발행을 통한 직접금융 조달 여건이 나빴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금융업과 대기업과는 대조된 것이다. 자본시장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극명히 드러난 셈이다.

14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작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 직접금융 방식으로 조달한 자금은 54조57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39.1% 증가한 금액이다.

이 가운데 시가총액 100위 안에 드는 대기업들이 조달한 자금은 38조8636억원이었다. 전년보다 45.9% 늘었다.

시가총액 101∼300위 기업들도 전년보다 43.9% 증가한 13조8625억원을 조달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시가총액 300위권밖에 있는 중소기업은 1조8493억원을 조달하는 데 그쳤다. 전년보다 37.9% 감소한 금액이다.

업종별로는 금융회사들이 대형 투자은행(IB) 사업에 진출하면서 자금 조달 규모가 급증했다.

자금 조달 방식으로 보면 주식 발행 규모가 10조696억원, 회사채 발행 규모는 44조5천59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규모도 7995억원으로, 전년보다 285.3% 급증했다.

특히 STX조선해양, 동부건설, 웅진에너지, 두산건설, 대한전선 등 그룹 계열사가 BW 발행에 동참했다.

상장사협의회는 “BW 발행은 주로 중소기업들이 이용하지만 작년에는 그룹 계열사들도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자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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