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전시회 기간에 장외 공개 추진
세계 최대 모바일기기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애플 그림자`에 흥행이 불투명해졌다. MWC에 참여하지 않는 애플이 차세대 스마트패드 `아이패드3`를 전시회 기간에 맞춰 장외에서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 MWC 2012에서 전략 제품을 발표하기로 한 주요 제조사도 마케팅 차질 우려에 비상이 걸렸다.
13일 부품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3월 초 `아이패드3`를 전격 발표하고, 다음 달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 애플 핵심 관계자들을 인용해 3월 첫째주 미국에서 `아이패드3` 발표 이벤트가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음 달 초 `아이패드3` 발표가 현실화하면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에 걸쳐 열리는 MWC 2012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MWC에서도 전시회 기간 동안 애플 `아이패드2`와 `보급형 아이폰` 출시설이 퍼지면서 세계 언론의 관심이 온통 애플 전략에 쏠렸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애플이 이번 전시회(MWC)를 공중납치(hijacks)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아이패드3는 아이패드2보다 해상도가 네 배 가까이 높아질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패드2처럼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 정책까지 발표되면 폭발적인 반향이 예상된다.
아이패드3 출시설에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업체는 전시회가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공개 제품을 최종 확정하지 못했다. 전략 제품 출시를 아예 미루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대 기대작 `갤럭시S3` 발표를 미루는 대신에 `아이패드3` 대항마로 `갤럭시탭11.6`을 전격 공개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갤럭시탭11.6은 아이패드3와 비슷한 2560×1600 해상도에 화면은 2인치가량 큰 11.6인치를 채택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패드3와 갤럭시탭11.6이 정면 격돌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지면 스마트패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로서는 `노이즈 마케팅`에서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예상을 깨고 `갤럭시S3`를 전격 발표하는 시나리오까지 여전히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사양 갤럭시S3를 MWC에서 시연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이미 준비해놓은 상태여서 마지막에 전략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세계 최초 쿼드코어폰 발표를 놓고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다.
아이패드3와 갤럭시탭11.6 발표로 스마트패드에서 주목을 끌지 못하더라도 스마트폰에서는 관심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쿼드코어폰으로 준비 중인 `갤럭시S3` 공개를 미루면 LG전자 쿼드코어폰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만 HTC와 세계 최초 쿼드코어 개발 신경전을 벌이는 LG전자는 MWC 2012 개막전에 보도자료로 제품을 먼저 공개하고 이슈를 선점하는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13일 증시에서는 `아이패드3` 출시 임박 소식에 LG디스플레이·삼성전기 등 관련 부품업체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