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기술자 경력 신고제를 폐지하자는 요구가 또다시 분출한다. 허위 신고 문제를 빚은 데다 공공기관 활용도까지 만족스럽지 않은 제도를 3년 넘게 끌어안은 결과다.
`경력 인정 기준`이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어 문제였다. 명멸이 잦은 중소 SW기업의 특성상 기술자 경력을 제대로 인정받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합병·폐업 등으로 회사가 사라졌을 경우 경력 확인이 가능한지에 따라 인정 비율이 100%와 80%로 갈렸다. 같은 경력을 인정받아야 할 기술자가 인위적 상황에 따라 등급이 나뉘어 객관성을 잃었던 것이다. 폐업한 회사의 SW 개발(기술)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력도 폐업한 뒤 상황에 따라 인정받는 비율이 달랐다. 이런 상황은 SW 기술자 경력을 깎아내려 프로젝트 비용(임금)을 줄이는 방편으로 쓰이기도 했다.
경력 등록·변경·갱신은 물론이고 경력증명서를 재발급할 때마다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것도 시빗거리였다. 돈을 내야 경력을 인정받는 상황에 대한 SW 기술자의 자조가 이어졌다. 정책 당국이 SW 기술자의 다양한 이력을 일괄해 관리하는 상황 자체가 다른 산업과 차별적이라는 지적까지 일었다. SW 기술자가 경력 신고제를 찬성하거나 반대하는지 제대로 묻지도 않은 채 밀어붙여 더욱 원성을 샀다.
SW 산업을 진흥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되레 시장을 왜곡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3년 이상 제도를 운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쓸모없는 제도`인 것 아닌가. 상황이 이렇다면 없애야 마땅하다. 무엇보다 SW 기술자의 마음이 경력 신고제로부터 멀어진 것에 주목해야겠다. 시장과 산업이 바라는 바를 제대로 물어본 뒤 움직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경력신고제가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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