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진출 선언 페이스북,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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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재진출, 약보다는 독`

페이스북이 사업 철수 3년 만에 다시 중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인터넷 기업의 무덤인 중국에서 페이스북이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높다라며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중국 정부 규제가 여전히 강경하고 토종 업체가 이미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사전 검열로 대표되는 중국 정부 요구를 수용하면 기존 사용자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 사용 거부 운동처럼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2일 외신을 종합해보면 페이스북은 중국 재진출 검토에 나섰다. 페이스북은 2008년 중국 사업을 시작했지만 2009년 중반 철수했다.

2009년 신장위구르 지역 독립을 내건 폭동이 일어나자 시위 세력은 페이스북으로 자신의 정당성과 요구사항을 전파했다. 체제 수호를 위해 인터넷 검열과 규제를 활용하는 중국 정부는 단칼에 페이스북을 차단했다.

페이스북의 중국 재진출 배경은 간단하다. 중국 인터넷 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다. 2011년 말 중국 네티즌은 5억 명을 돌파했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는 3억 명을 웃돈다. 스마트폰 인기가 높아지면서 SNS 시장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누구나 탐내는 시장이지만 페이스북의 중국 재진입은 간단치 않아 보인다. 구글이나 이베이, 아마존 등 내로라하는 세계 최고 인터넷 기업도 예외 없이 중국에서 실패했다. 이유는 중국 정부의 규제와 이를 등에 업은 토종 기업의 득세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SNS에 올라오는 반정부 글을 공공연하게 검열한다. 시나닷컴이나 렌렌 등 유력 SNS 업체는 이를 묵인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중국 SNS 업계는 내달 16일부터 전면 실명제를 도입한다.

로이터는 조첸 렌렌 CEO 말을 인용해 “중국 SNS 시장은 이미 입지를 굳힌 업체가 많고 미국보다 경쟁이 치열하다”라며 “페이스북이 다른 시장에서 겪지 못한 문화와 환경에 직면한 채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라고 내다봤다.

애널리스트들도 같은 견해다. 상하이컨설팅 등은 페이스북이 일부 글로벌 감각을 가진 현지인과 중국 거주 외국인의 전유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고작해야 마이너 그룹에 머무른다는 말이다.

페이스북이 중국 정부의 규제를 대폭 수용해 현지 업체와 동등한 사업 자격을 얻으면 기존 이용자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최근 국가별 검열 도입 의지를 밝힌 트위터가 네티즌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힌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사업의 성공 키워드로 인수와 현지화를 꼽는다. 도미니크 페넬로제 우시닷컴 CEO는 “페이스북이 성공하려면 중국인으로 이뤄진 팀을 중심으로 현지에 맞는 전략과 상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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