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 <81> 고소미

고소를 뜻하는 인터넷 용어.

`범죄 피해자나 다른 고소권자가 범죄 사실을 수사 기관에 신고해 그 수사와 범인의 기소를 요구하는 일`을 말하는 고소의 사전적 의미 그대로다.

고소를 당하는 것을 흔히 `고소미를 먹는다`고 표현한다. `고소미 드시고 싶습니까?`는 고소하겠다는 위협이다.

보통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그 등에서 논란을 벌이며 욕설과 인신 공격을 주고 받다 감정이 격해지거나 신상털기가 벌어지면 고소 위협이 오가게 된다. 키보드로 지식과 논리를 겨루는 키보드 배틀은 사이버 공간에 새로운 지적 능력의 전당을 구축했지만, 키보드 배틀의 격화는 다시 속세 재판정에서 옳고 그름을 가리게 되는 역설을 낳았다.

이 표현은 바삭한 식감이 인상적인 참깨 과자 `고소미`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자는 험악한 고소 고발과는 무관한 추억의 맛이지만, 살벌한 인터넷 세상 속에서 어느새 고소를 뜻하는 말로 변하고 말았다. `고소+me`라는 분석도 있다.

연관 표현으로 `너 고소`가 있다. 말 그대로 `너를 고소하겠다`는 뜻이다. 욕설과 인신 공격이 오가며 키배가 가열될 때, `너 고소`라는 임팩트 있는 한 마디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다.

이 표현은 소설가 이외수와 디씨인사이드 사용자 사이의 갈등에서 유래했다. 2009년 이외수씨가 광우병 문제로 논쟁을 벌이던 일부 네티즌에게 `고소하겠다`고 위협하며 인터넷에 반성문을 올릴 것을 요구한 사건 이후 `너 고소`란 표현이 등장했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개그맨 최효종을 집단모욕죄로 고소하며 차세대 `고소의 신`으로 떠올랐다.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모델인 수학 교수는 헌법 소원만 565건 제기했다. 삼성과 애플은 세계 각지에서 `너 고소`를 외치며 스마트폰 관련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 생활 속 한마디

A: 내가 오덕후라고? 난 스타워즈 다스베이터 광선검 연구자일 뿐이야. 너 고소!

B: 그러다 무고죄로 고소미 드십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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