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반전`, 중하위권 성적 향상 이끌었다
유해성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이용한 교육으로 성적 향상을 이끌어낸 `반전 사례`가 화제다. 수업 전후로 게임이용방법 교육을 함께 병행, 과몰입 등 부작용 해소에도 긍정적 결과를 보였다. 게임 자체의 중독성보다 이용방법이나 지도가 더 중요하다는 실증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2011년 2학기 경기도 22개 시·군 소재 초등학교 42개교 5학년생을 대상으로 게임을 이용한 학습방법인 `G러닝` 수준별 수업을 진행했다. 수학과 영어를 온라인 게임으로 배우는 `스카이수학` `스카이영어`가 전문교사의 지도 아래 방과후학교 수업으로 이뤄졌다. 이후에 효과성을 검증해 본 결과, 수업 후 영어 성적은 평균적으로 기존보다 52% 이상인 약 23점이 향상됐으며, 수학은 수업 전보다 29% 상승한 약 13점이 올랐다.
눈에 띄는 부분은 중, 하위권 초등학생의 성취도 향상이다. 상, 중, 하로 수준별 수업을 진행한 결과 상위권 학생들의 영어 성취도가 기존보다 11%가 오른 반면, 하위권은 무려 214%나 상승했다. 수학 역시 상위권은 5% 향상에 그쳤지만, 하위권은 수업 이전보다 90%가 올랐다. 이는 상위권 학생보다 학업성취도 및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하위권 학생에게 G러닝이 동기부여 및 상호작용을 통해 흥미를 높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수업에 참여한 41개 학교 중 95%인 39개 초등학교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G러닝을 방과후수업으로 지속 운영하는 것을 원했다. 전문가들은 게임의 자발성, 상호작용, 협력성이 교육 현장에서 적절하게 활용될 경우, 학업성취도를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수업을 진행한 하안남초등학교 측은 G러닝을 통해 영어와 수학이 어려운 과목이라는 편견을 깨고,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해 성취감과 학습효과를 높였다고 전했다. 또 학습효과에 흥미를 더해 수업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했던 학생도 수업에 대한 흥미와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G러닝 수업을 진행한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게임과몰입 해결의 핵심은 게임에 대한 자기 통제능력을 어떻게 함양할 것인가”라면서 “연구학교 운영 과정 전반에서 철저한 인터넷 중독 예방 교육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게임이용방법을 함께 교육해 과몰입이나 중독 등 부작용 해소에도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G러닝 연구시범학교로 지정됐던 발산초등학교의 경우 G러닝 수업을 진행한 연구반 학생의 게임과몰입 지수는 낮아진 반면, 이용방법 교육이 없었던 일반반 학생은 소폭 상승하는 변화양상을 보였다.
위 교수는 “당시 수업을 진행했던 학부모 모두에게 동의를 받았고,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 게임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는 들어보지 못 했다”면서 “게임과몰입 이슈는 사회구조적 문제와 연관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