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 모바일-SNS에 달렸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스퀘어`라는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이용해 재선 운동을 위한 선거 자금을 모금하기로 했다.

`스퀘어`는 스마트폰에 작은 카드 리더를 연결, 신용카드를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트위터 이사회 의장 잭 도시가 창업했으며 신용카드 결제가 어려운 소규모 자영업자나 이동형 매장 등에서 인기다.

오바마 대통령 일부 선거운동원들이 스퀘어로 정치 자금을 받기 시작했다. 향후 전용 `오바마 스퀘어` 앱을 만들어 지지자가 직접 다니며 모금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미국 선거관리위원회도 이같은 모금 행위를 허용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힘을 업고 대통령이 된 오바마가 모바일 기술로 재선을 노리는 것.

`모바일 정치`는 국내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 민주당 대표 선출을 위한 모바일 투표에 50만명 가까이 참여하며 `흥행`을 주도했다. 선거 비용을 절감하고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민주당은 내친 김에 총선 후보도 모바일 투표를 통한 국민경선제로 뽑자는 주장이다.

조직과 비용 없이도 트위터 등 SNS로 정견을 널리 알리고, 이렇게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국민은 모바일 투표로 손쉽게 정치적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다. 김기훈 사이람 대표는 “메시지 확장성이 강한 트위터는 선거 국면에서 8~12%의 득표율을 좌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정체성을 유지하며 장기간에 걸쳐 공감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과 소셜 소통 공간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바일 및 SNS 중심 선거가 첨단 기술에 익숙한 젊은 층의 의견을 과잉 반영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리 투표나 신원 확인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연동 등 선거 관련 보안 문제도 제기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중장년층 지지율이 높은 여당과 스마트폰 사용자가 적은 농촌 지역 의원은 모바일 투표 도입에 소극적이다. 노인이 많은 농촌 지역은 스마트폰 사용자 비율이 낮아 모바일 투표 참여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당은 “대리 투표 등의 문제가 있어 모바일 투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도 부담이다.

여야 정치개혁특위도 모바일 투표와 이에 기반한 국민경선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여당 반대에 부딪혀 결론을 내지 못 하고 있다. 문용식 민주통합당 온라인소통위원회 위원장은 “공직선거법을 개정, 공당이 후보를 선출할 때 투표 참여자의 지역 등을 인증할 수 있도록 정부가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등장으로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비정치적인 것들의 정치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기술 인프라의 정치·사회적 함의를 꼼꼼히 살피고 고도화된 네트워크 사회의 변동성을 잘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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