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포럼] 에너지 리더십, 스마트그리드

2일 55년만의 강추위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체감온도 영하 23도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전력사용량을 갈아치웠다. 지난 설 연휴에도 한파 속에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단지에선 새벽에 정전이 발생, 1000여 세대 주민들이 추위에 떨었다. 동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8시간 넘게 전기 공급이 끊겼다. 이 같은 정전사태는 `예상치 못하게` 집중된 전력 수요 때문이다. 총 전력 공급량은 충분해도 해당 지점의 전력이 부족해 정전이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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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수 롯데정보통신·현대정보기술 대표이사

`똑똑한 전력망` 스마트그리드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여기서 출발했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전력공급자와 소비자가 양 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 에너지효율을 최적화하고 새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세계 많은 나라의 최대 관심사다. 가장 주도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에너지 자립과 노후전력망 현대화를 경기부양 기치로 지난 2003년 국가비전인 `Grid 2030`을 발표했다. 유럽도 EU회원국 간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전력거래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도 올해 정부 차원에서 스마트그리드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에 나서 스마트그리드 활성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25일 지능형전력망법 시행으로 이미 스마트그리드 확산을 위한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다. 올해 제주 실증사업 활성화, 스마트그리드 관련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제도 개선, 스마트그리드 보급 및 확대 기반 구축 등으로 사업 활성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지식경제부는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을 `지능형전력망 산업진흥 지원기관`으로 지정했다. 스마트그리드사업단은 2012년 1월 1일부터 국가 단위의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위한 중심축 역할을 맡았다.

기업들도 빠르게 움직인다. 삼성전자, LG전자는 집안 가전제품들을 원격 조종하는 홈네트워크와 집 안 전력사용량을 조절하는 데 중점을 둔다. KT는 주택 뿐 아니라 빌딩 등 오피스 건물에 스마트형 에너지관리시스템을 보급하는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제주도 실증단지 구축사업에 참여했다. 전기자동차 충전소, 요금결제 시스템, 운영센터 정보보호 관리 체계 등의 보안성을 점검한다. 앞으로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에너지 관리,전력시스템 고도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산업 인프라 전략 및 에너지 절감 노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스마트그리드는 우리의 미래를 변화시킬 새 성장동력이다. 스마트그리드 추진을 위해 필요한 것은 첫째, `전력에 대한 인식` 변화다. 우리나라가 에너지 빈곤국임을 깨닫고 에너지절약 실천을 생활화해야 한다. 에너지 효율을 고려한 제품을 구입하고 이들 기기의 전원관리도 철저히 하는 것이 에너지 절약 실천의 시작이다.

둘째,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스마트그리드는 국가 전체의 인프라다. 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든 가정과 전력회사·전력망·전기를 소비하는 각종 기기와 전자제품 등 전력선에 연결된 모든 분야의 참여가 이루어질 때 스마트그리드는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셋째, 최적화한 보안 시스템 구축이다. 스마트그리드 기기는 낮은 컴퓨팅 능력과 통신 대역폭을 갖고 있어 암호화 적용이 어렵다는 점이 보안 구현의 어려움으로 꼽힌다. 기술발전으로 저가의 암호화 연산능력을 갖춘 반도체가 등장, 암호화 등 제약사항을 상당히 완화시켰지만 리소스 등의 제약사항이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기에 공개키기반구조(PKI) 방식이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2.0`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및 환경오염으로부터 인간을 구할 영웅 중 하나로 `스마트그리드`를 꼽았다.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세계를 이끌 주도권이 좌우되며, 지속가능한 성장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답은 스마트그리드에 있다.

오경수 롯데정보통신·현대정보기술 대표 oks6012@lott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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