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세종시 테마주다. 4·11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국가균형발전 논의가 확산되자 세종시 관련 정책 공약이 쏟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야 유력 주자를 중심으로 시작된 정치인 테마주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세종시로 확대되고 있다.
테마주란 주가에 영향을 주는 이슈가 생기면 관련 종목이 관심주가 돼 상승하는 종목군을 통칭한다. 테마에 엮이는 순간 주가는 급등락한다. 실적과 성장 가능성 등 펀더멘털과는 관계없다. 불공정 거래 의혹이 농후한 테마주를 단속한다는 경고 메시지도, 대주주 자제 요청도 소용없다.비트컴퓨터 대주주인 조현정 회장은 이달 초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정치 관련주라는 이유로 비트컴퓨터 주식을 사지 말라”고 당부했다.
지난 연말 조 회장이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에 합류하자 비트컴퓨터 주가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 만류 외에도 회사는 `주가가 오를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공시했지만 급등락은 여전하다.
엄청난 수익률로 투자자를 유혹하지만, 테마주 끝은 좋지 않았다는 게 증시 정설이다. 대주주와 작전세력이 차익을 챙기는 사이에 개미투자자는 종잣돈을 잃기 일쑤다.
실적과 직결되지 않은 테마주의 주가는 결국 원위치로 돌아온다. 또 테마가 사라지면 이전보다 하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펀더멘털에 기초하지 않은 주가 흐름은 말 그대로 테마일 뿐이다.
테마주를 부추기는 작전세력도 문제지만 앞뒤 가리지 않고 일확천금을 바라는 개인투자자도 문제다. 투자를 할 것인 지 도박을 할 것인지는 개인이 판단할 문제다.
MB정권 초 테마주에 올라탄 지인도 급등 이후 찾아든 급락에 돈벼락은 커녕, 본전을 아쉬워하며 한동안 마음고생했다. 대박을 쫓다가 쪽박 찰 뻔했다.
거품이 언젠가는 꺼진다는 걸 실감하는 데 적잖은 수업료를 지불해야 했다.
김원배 IT융합팀장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