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의 기업용 메시징(SMS·LMS·MMS 등) 서비스 시장 진출로 중소 전문업체들은 생존의 갈림길에 놓여 있습니다. 중소 전문업체들이 힘들게 개척해온 기업용 메시지 시장을 KT, SK,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업자들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잠식하고 있는데도 전문 중소업체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벤처기업협회와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기업용 메시징 서비스 분야 중소업체들의 어려움을 쟁점화하고,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려는 방안을 추진하려 했으나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최근 만난 G밸리 기업용 메시징 서비스 전문업체인 A업체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그는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업자 심기를 건드리면 혹시라도 불이익을 받을까봐 아주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기업용 메시징 서비스가 통신사업자 회선을 이용해 제공하는 부가통신서비스라는 점에서 기간통신사업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이런 고민은 비단 이 업체만 안고 있는 문제가 아니다. G밸리 내 인터넷 호스팅 사업자나 온라인 쇼핑 플랫폼 사업자들도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SMS, MMS 등 기업용 메시징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는데, 비슷한 문제에 봉착했다.
지난 2005년 60명에 달하던 B업체는 기업용 메시징 서비스 전담 인력이 최근 10명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일부 업체는 인력난과 고객 이탈로 부도 상황을 맞기도 했다.
KT, LG 등 통신사업자들은 광범위한 유통망과 결합상품을 앞세워 기업용 메시징 서비스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통신 서비스와 함께 기업용 메시징 서비스를 건당 10원을 밑도는 가격에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중소 전문업체들은 대기업 서비스 상품의 단순 재판매 사업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통신사업자들이 제공 중인 기업용 메시징 서비스의 스팸 증가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국내 기업용 메시징 서비스 시장 전체에서 발생하는 스팸의 절반 이상이 통신사업자를 통해 발생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용 메시징 서비스 시장 과당 경쟁을 막고 전문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동반성장위가 기업용 메시징 서비스를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해 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