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바일 협력사가 영업이익률에서 애플 협력사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협력사의 낮은 이익률을 볼모로 지난 4분기 사상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는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른 상황이어서 정보통신(ICT)업계 안팎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 주요 협력사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11%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대만 증권시장에 상장된 애플 협력사 9곳의 지난해 3분기 평균 영업이익률 3.2%보다 최대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갤럭시탭용 터치스크린패널을 공급하는 일진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360억여원으로 영업이익률 11%를 기록할 것으로 우리투자증권은 내다봤다. 또 아직 4분기 실적 집계가 끝나지 않은 파트론(안테나·카메라모듈)도 지난 3분기 127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영업이익률 11%를 달성했다. 인쇄회로기판(PCB) 공급업체 대덕전자 역시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435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9%를 넘어섰다.
갤럭시S2 등 스마트폰 케이스를 제작하는 인탑스와 터치스크린패널 공급업체 에스맥은 지난 3분기 각각 6.4%와 5.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삼성 계열사로는 아몰레드 패널을 독점 공급하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무려 15%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기는 다소 낮지만 5.3%의 제조업 평균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보장받았다.
애플 협력사들은 이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이익률로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 제조사로 유명한 대표적인 협력사 폭스콘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이 1.5%에 불과했다. 인벤텍 어플라이언스, 페가트론 등 아이패드와 맥북을 조립하는 업체들도 1%대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대덕전자처럼 애플에 PCB를 공급하는 컴펙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 -2.2%로 적자를 기록했다. 아이패드용 터치스크린 센서를 만드는 치메이 이노룩스도 영업이익률이 〃12.7%에 달했다.
협력사의 낮은 이익률이 부각되면서 애플의 지난 4분기 37.4%의 기록적인 영업이익률은 빛이 바래는 양상이다. 낮은 단가로 협력사를 쥐어짜면서 거둔 사상최대 순이익이라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을 평균 650달러에 판매하지만, 제조원가는 280달러로 판매가의 절반도 안된다.
애플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4배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실현한 것도 협력사의 이익을 줄이는 강력한 원가절감 전략에서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휴대폰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전자 휴대폰부문의 영업이익률이 15%인 것을 감안하면 협력사의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서도 “애플 협력사에 비하면 삼성전자 협력사가 이익을 보장받으며 지속성장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애플 주요 협력사 영업이익률
* 지난해 3분기 기준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