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사퇴]후임인선 착수…업계, 합리적 정책 전문가 발탁 기대

 업계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달리지 않고 미래 성장동력과 산업 발전 및 이용자 편익 증진을 이끌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춘 전문가가 차기 방통위원장으로 발탁되기를 기대했다. 신임 방통위원장이 ‘뉴(New) 방송통신위원회’를 이끌 수 있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몰된 정치인이 아닌 테크노크라트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케이블TV 관계자는 “새로운 방통위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거대사업자 눈치보기를 반복하지 않는 합리적 정책기구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만큼 정치적 이해관계자가 들어올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방통 협·단체 관계자는 “최 위원장 사퇴를 계기로 정보통신기술(ICT) 거버넌스 개편 논의가 거세지면 차기 위원장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밀린 현안을 조속히 해결하고 새로운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인물이 후임자로 선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미 후임 인선에 착수한 상태다.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과 송도균 전 방송통신위 부위원장, 손기식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장, 홍기선 케이블TV시청자협의회 위원장 4명이 물망에 올랐다.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의 3선인 고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과 당 정책위의장을 지냈다. 송 전 부위원장은 TBC와 KBS·MBC를 거쳐 SBS 보도본부장과 사장을 역임해 실무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 위원장은 한국방송학회장, KBS 이사 등을 지낸 학자 출신으로 방송과 통신 업계 사정에 밝다. 손 위원장은 사시 14회로 청주지법원장과 사법연수원장을 지낸 법조인이다.

 하지만 모두 정치적 색채를 띠고 있다는 게 단점이다. 방통위 안팎에서 요구하는 전문성과는 거리가 있지 않느냐는 평가다.

 1, 2기 최시중 위원장과 달리 방통위를 일신할 전혀 새로운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방송통신 분야 경험과 전문성이 없는 인사가 후임으로 올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이미 지난 4년간 최 위원장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방통위 정책을 펼쳤다는 비난이 팽배한 상황이다. 차기 위원장마저 정치적 목적으로 선임되면 야당은 물론이고 방송통신 업계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의지와는 상관없이 중량감 있는 후임을 물색하다보니 인물난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차기 위원장이 사실상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해야할 상황에서 1년 동안 방송통신 정책을 갈무리하고 지휘할 인사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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