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앤펀] 부러졌던 현대차 패들, 알고보니 디자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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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YF 쏘나타 2.4 신차발표회장에서 전시된 쏘나타의 시프트 패들이 부러진 사건이 한 동안 떠들썩했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작은 힘에도 부러질 정도로 약한 시프트 패들의 내구성이 문제였었는데, 이후 내구성은 개선이 되었지만 사실 쏘나타의 시프트 패들은 내구성에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쏘나타 2.4에 처음으로 시프트 패들이 달린 이후 현대차에서는 다양한 모델들에 시프트 패들이 달리기 시작해서 지금은 벨로스터와 제네시스 쿠페에도 장착되고 있다. 주로 다이나믹한 주행성능을 강조한 모델 위주다. 그런데 그 동안 현대차에 장착된 시프트 패들은 모두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데, 바로 디자인이다.

 시프트 패들은 스티어링 칼럼 혹은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날개 모양의 변속 장치로, 자동변속기에서 운전자가 원하는 때에 임의로 변속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주로 스포티한 주행에 많이 사용되는데, 레드존 가까이에서 기어를 올리거나, 코너 진입 전 감속 후 재가속 할 때나 추월하기 위해 가속할 때 등 강력한 파워를 얻기 위해 기어를 내릴 때 주로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서킷이나 산길 등 굽은 길을 빠르게 달릴 때는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 중에 사용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시프트 패들이 장착되는 위치나 시프트 패들의 모양에서 사용의 편의성과 조작의 정확성에 차이가 날 수 있다. 한 때 시프트 패들을 장착하는 위치로 스티어링 칼럼과 스티어링 휠 중 어떤 곳이 좋은지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현대차의 시프트 패들은 모두 스티어링 휠 뒷면에 장착되어 스티어링 휠을 양손으로 잡은 상태에서 손을 떼지 않고 손가락으로 패들을 당겨서 변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시프트 패들의 모양이 효율성과 정확성에서 불리하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일반적으로는 연속되는 급한 코너를 빠르게 달릴 때 손이 스티어링 휠의 3시와 9시 위치에서 조금 벗어날 수도 있는 상황을 감안해서 패들을 손이 쉽게 닿을 수 있는 모양으로 디자인한다. 따라서 거의 모든 타사의 시프트 패들은 손이 닿는 부분의 면적을 넓게 해서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손이 닿을 수 있도록 펼쳐진 날개 모양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심미성보다는 사용 편의성과 정확성을 강조한 예로, 포르쉐는 시프트 패들의 길이가 거의 10㎝에 이른다.

 그런데 현대는 정작 손이 닿는 부분을 가장 좁게 디자인했다. ‘+’와 ‘-’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좋은 시도이나 정작 손이 닿는 부분은 겨우 손가락 2개 정도 면적 밖에 되지 않는다. 신속하게 조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패들을 놓칠 가능성이 있다. 시프트 패들의 용도와 사용 환경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디자인이다.

 벨로스터는 터보 모델을 곧 출시함으로써 마침내 대한민국에서도 핫해치 역사를 쓰기 시작할 것이고, 제네시스 쿠페는 대한민국 최초의 후륜구동 스포츠카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스포츠 지향 모델에서 시프트 패들은 아주 중요한 장치인 만큼 그 본래의 가치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디자인의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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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 : 현대 제네시스 쿠페, 아래 : 포르쉐 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