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RIM, 삼성전자에 인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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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베리’로 유명한 리서치인모션(RIM)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기업에 매각 협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각) 삼성전자 피인수설로 RIM 주가는 미국 나스닥에서 한 때 8.5%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는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글로벌 모바일 시장 영향력 확대 차원에서 RIM 인수가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RIM 매각 ‘급물살’=블룸버그는 IT전문 블로그 ‘보이 지니어스 리포트’가 RIM 공동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인 짐 발실리가 회사 자산 매각을 위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관심을 보이는 회사들과 면담하고 있다는 보도를 인용 보도했다.

 매각될 RIM 자산 범위는 ‘블랙베리’ 소프트웨어 사용권에서 회사 전체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뉴욕 증시에서 RIM 주가는 장중 한때 8.5%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RIM은 지난해 말에도 아마존 인수설에 휩싸인 바 있다. 매각설이 다시 불거지면서 RIM이 사실상 여러 글로벌 기업과 M&A 협상에 착수한 것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비상구 없는 RIM=RIM은 지난 2009년 미국 스마트폰 시장 49%를 점유한 절대강자였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시장점유율이 9%로 급감했다. 순이익도 지난해 3분기 2억65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무려 77%나 곤두박질쳤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등장에 방심하다 순식간에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야심차게 준비한 블랙베리 신 모델과 플레이북이 시장에서 잇따라 참패하고, 지난해 10월에는 블랙베리 이메일 장애사태까지 빚어지면서 M&A 이외에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인수할까=RIM이 매물로 나오면서 가장 유력한 인수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꼽히고 있다. RIM은 이들 기업과 잇따라 접촉하면서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과 협상을 성사시킬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인수설이 불거진 것도 ‘몸값’을 올리기 위해 RIM이 슬쩍 흘렸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즉각 부인한 반면에 RIM은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인수설을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삼성전자가 이미 안드로이드폰으로 스마트폰 1위를 차지한데다 자체 OS ‘바다’와 ‘타이젠’을 보유해 RIM 인수가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삼성전자가 바로 부인한 것도 이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RIM의 블랙베리는 이메일 서비스로 미국 기업용(B2B) 시장에서 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소비자(B2C)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 장악한 삼성전자가 RIM을 인수하면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효과)을 최소화하면서 시장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독자 OS ‘블랙베리’를 통해 구글·MS 등을 견제할 수 있는데도 유리하다.

 미 투자기관 모건 키건의 태비스 매코트 애널리스트는 “삼성의 림 인수설은 과거에도 돌았다”며 “삼성은 상위권(high-end) OS를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와 윈도폰 되팔기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비춰볼 때 설득력 있다”고 분석했다.

 림은 주가 폭락으로 시가총액이 92억달러에 불과하다. 지분 30%를 확보하는데 우리 돈으로 3조원 안팎이면 가능하다. 저렴한 인수 가격도 M&A에 메리트를 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코트는 “인수 거래가 아니라도 림은 기술특허 거래로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림 미국 시장점유율 변화

자료 : 실리콘앨리인사이드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