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풍력 인허가 규제 완화, 도대체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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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하고 있는 풍력 프로젝트만 35개는 될 겁니다. 도대체 인허가 규제는 언제 완화되나요.”

 국내 한 풍력업체 임원은 풍력발전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여전히 ‘까다로운 인허가 규제’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수 년 전부터 규제 완화를 주장했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설명이다.

 풍력발전사업 인허가에는 10개 이상의 부처가 관계돼 있고 산지관리법·문화재관리법·자연공원법·군사시설보호법 등으로 규제하고 있다. 법적 요건을 충족해도 해당 지자체·주민들과 협의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정부는 2년 전부터 ‘인허가 패스트트랙(Fast Track)협의회’를 구성·운영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건설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 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사업효율을 높이기 위해 만든 제주도 풍력발전지구는 선정 기준이 너무 까다로워 규제요인이 되고 있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인허가 문제로 몇 년째 진척이 없거나 아예 포기한 사업은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시행으로 지난해 풍력사업이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새로 설치된 풍력발전기는 17기에 불과하다.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풍력 설비용량은 2010년 376㎿에서 지난해 406㎿로 30㎿ 늘어났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해상풍력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먼 바다에서 설비를 운영하는 만큼 인허가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년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 입장에서 해상풍력은 현실적인해결책이 아니다. 중장기 사업은 될 수 있지만 당장 본격화하기에는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수없이 지적됐듯 국내 풍력업체는 운영실적이 부족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수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허가 규제 완화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녹색성장을 가속화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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