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북 읽어주는 남자]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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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그 라르손 지음, 문학에디션뿔 펴냄

 

 최근 영화가 막 개봉해 화제가 되고 있는, ‘밀레니엄 시리즈’의 첫 작품입니다. 스웨덴 작품이죠. 사실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스웨덴은 추리소설 강국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번역서만 읽은 탓일 수도 있지만, 미국과 영국, 일본에 이은 세계 4번째 추리강국으로 꼽고 싶습니다.

 경찰 소설의 전형이라 할 ‘웃는 경관’의 펠 바르와 마이 슈발 부부가 있고, 남자들의 폭력성을 고발한 ‘다섯 번째 여자’의 헤닝 만켈, 매력적인 여기자가 주인공인 ‘폭파범’의 리사 마르쿨른드가 얼른 생각나는 스웨덴 추리소설의 얼굴들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작품성이나 대중성에 비해 이들에 대한 국내의 반응은 신통치 않습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럽과 미국에선 그야말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는데-그러기에 스웨덴과 미국에서 거듭 영화화 되었겠지요-국내에선 작은 출판사가 처음 냈지만 매니아들 사이에서만 화제가 되는 데 그쳤다가 출판사를 옮겨 다시 나왔죠.

 소설은-사실 추리소설을 소개하는 것은 스포일러가 되지 않기 위해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시사 월간지 ‘밀레니엄’의 기자 미카엘과 천재 해커 리스베트 살란데르 두 사람이 주인공입니다. 스웨덴의 대재벌 총수 헨리크 방예르가 36년 전의 종손녀 하리에트 실종 사건을 미카엘에게 의뢰합니다. 자신의 생일 때 하리에트가 선물했던 압화 액자가 해마다 우송되어 오기에 ‘혹시나’해서죠. 미카엘은 헨리크의 ‘소개’로 리스베트와 손잡고 사건을 차례차례 캐들어 가는데….

 사회의식과 도덕적 타락, 그리고 약간의 러브라인이 가미된 소설은 지적이면서도 사실적인 묘사에 탄탄한 구성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듭니다. 무엇보다 ‘디지털 시대의 제임스 본드’라 할 미카엘이란 캐릭터가 매력적입니다. 정부 소속의 스파이가 아니라 기득권층에 도전적인 기자이고 주먹보다는 머리를 쓰는 점은 다르지만 스마트하고 집요하면서도 뭇 여성들의 호감을 사는 것이 딱 007을 떠올리게 한다는 독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언 플레밍의 ‘007 시리즈’가 그랬듯이 영화 개봉 후 이 소설이 다시 각광받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러면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벌집을 발로 찬 소녀’도 손에 들 겁니다. 2010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바르가스 요사도 이 작품을 읽고 “나는 일말의 부끄러움 없이 말한다. 환상적이다”라고 했다니까요.

 

 * 책 속의 한 문장: 그녀가 원하는 건, 단지 그와 함께 있는 것이었다. 그냥 그가 있는 모습 그대로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해 주는 것이었다. 그녀가 나름의 세계와 나름의 삶을 가진 특별한 존재라고 말해 주는 것이었다

 

 자료제공: 메키아 http://www.mekia.net/

 문의: eBookman@mek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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