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그린용어]중질유분해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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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제2 고도화설비 전경

 중질유분해시설=지난해 눈길을 끈 CF 중 아스팔트에 파이프를 꽂자 경유가 콸콸 쏟아져 나오는 장면이 있다. 아스팔트가 원유를 생산하고 남은 찌꺼기라는 사실은 대부분 안다. 하지만 거기서 고품질 경유를 다시 뽑아낸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고도화설비로도 불리는 중질유분해시설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크래킹이라는 공정이다. 아스팔트나 벙커C유에 들어 있는 길고 큰 탄화수소 분자들을 크기가 작은 탄화수소로 잘라낸다. 이를 위해 뜨거운 열을 가해주거나 특별한 촉매를 사용해야 한다.

 정유공장에서는 열분해 대신 알루미나 또는 제올라이트 같은 촉매를 사용하는 촉매 크래킹 방법을 사용한다. 뜨겁게 가열한 탄화수소를 고온 분말로 만든 촉매와 함께 섞어주면 분자들이 잘라져서 고품질 제품이 생산된다. 1942년께 미국에서 처음 상용화한 방법이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것도 크래킹으로 충분한 휘발유와 합성 고무를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촉매 성능이 훨씬 뛰어난 제올라이트를 주로 이용한다. 미리 가열한 벙커C유를 600도 이상으로 가열한 제올라이트 촉매와 접촉하면 기체 상태로 증발하면서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로 분해된다.

 크래킹을 하는 이유는 원유에서 30~50%를 차지하는 벙커C유를 고품질의 휘발유나 경유로 재생산하기 위해서다. 벙커C유는 연소시키기 어렵고 매연도 많이 발생해 가격이 원유보다 쌀 때도 있어 수익성이 떨어진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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