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00억달러 매출 목표를 내건 ‘스마트 2.0’ 전략을 추진한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T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 산업 강화와 콘텐츠 서비스·바이오 등 신산업 보강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같이 매년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하는 회사는 없다”며 “2015년 이전에 전자업계 최초로 2000억달러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 인도, 아프리카에서 성공이 지속성장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약점으로 지적되는 콘텐츠 서비스 역량 강화도 언급했다. 최 부회장은 “하드웨어 제조 부문에서는 남들이 따라오지 못할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산업을 선도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에코시스템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역량 보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비즈니스는 단순히 하드웨어를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서비스가 트렌드를 만들고 이와 연관된 에코 시스템이 정착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며 “콘텐츠와 서비스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미국에 거점을 만들어 역량 내재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자산업은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경쟁자가 늘었지만 기회도 증가했다”며 “의료기기와 같이 기존에 축적된 IT 역량을 활용해 전자그룹 범위를 확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엑스레이 3~4종을 비롯해 MRI, CT, 초음파 기기 등을 출시한다. 의료 기기 분야에만 올해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지난해보다 10% 이상 투자규모를 늘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투자도 애초 계획보다 10% 이상 늘었고, 올해도 이건희 회장과 교감을 거쳐 투자 확대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회장은 “경제는 어렵고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지만 미래를 보며 투자를 한다”며 “디자인과 핵심부품, 소프트웨어 등에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려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고 제품과 솔루션, 서비스 컨버전스를 강화해 삼성만의 차별적 가치를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HW와 SW, 서비스 통합 역량을 확보해 소프트 드리븐 컴퍼니(Soft Driven Company)를 지향한다.
최 부회장은 “앞으로 다가올 IT산업 방향은 크로스 디바이스, 클라우드 서비스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며 “IT산업이 웹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디바이스에 구애받지 않고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자유롭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솔루션 환경이 구현된다”고 설명했다.
최 부회장은 “스마트는 당분간 IT산업 혁신을 이끌 중요한 키워드”라며 “2015년 스마트 기기가 시장에서 50%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