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수년간 논란이 돼 왔던 ‘온라인 판매세(e-commerce sales tax)’가 도입될 전망이다. 전자상거래 제품 단가 인상과 수요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인디애나주에서 7%의 온라인 판매세를 내기로 전격 합의했다고 10일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일리노이, 콜로라도,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가 아마존의 협력 광고업체들을 통해 과세한 적은 있지만 정률의 판매세를 전자상거래업체에 직접 부과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신들은 이 세율을 적용하면 아마존이 2014년까지 인디애나 주정부에 내야할 세금이 약 25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치 대니얼 주지사는 “이번에는 아마존에만 도입되지만 향후 다른 온라인 쇼핑업체에도 부과할 것”이라며 강력한 의지를 내비췄다.
전자상거래업체에 대한 온라인 판매세 도입은 오프라인 업체들의 공정 경쟁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의회 입법이 추진됐으나 여러 반대에 부딪쳐 번번이 무산됐다. 아마존은 온라인 판매세법 추진에 대해 반대 소송을 검토하는 한편, 빌미가 될 수 있다며 오프라인 사무실과 물류창고 등을 폐쇄하는 등 편법까지 동원해왔다.
그러나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각 주정부들이 직접 해당업체와 과세를 위한 협상에 나서면서 서서히 빗장이 풀리는 추세다.
주목할 점은 아마존의 태도 변화다. 폴 미스너 아마존 글로벌 공공정책 부회장은 “이번 정책은 모든 판매자들에게 공평한 시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인디애나주도 세수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더 이상 압박을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외신은 풀이했다.
온라인 판매세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업체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은 비과세 혜택 덕분에 월마트, 베스트바이 등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온라인 판매세율은 주마다 다르지만 평균 5~7%로 예상된다. 전자상거래 제품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회의 움직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방 상원에서 마련 중인 ‘온라인 판매 공정법’을 발의한 앨리엣 나시태트 민주당 의원은 “아마존, 이베이 등 온라인 업체들이 똘똘 뭉쳐 법 적용을 가로막고 있다”며 “온라인 소매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오프라인 업체와 공정하게 경쟁하려면 입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표> 미국 각 주별 온라인 판매세 도입 추이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