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계와 학계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강화하겠습니다.”
김형준 신임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서울대 재료공학과 교수)은 장비와 소재 등 관련 업계와 학계가 유기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학회가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2년간 학회를 맡게 된 김 회장은 “단순히 연구 성과만을 나누는 학회에 머물지 않고 산업계가 해결하기 힘든 애로 기술을 풀어주는 매칭사업에 초점을 맞추겠다”면서 “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연구회와 포럼을 활성화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학회를 중심으로 학계가 연구하는 첨단 기술을 산업계와 접목해 국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솔라셀 장비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연구회와 포럼에는 기업에서 기술을 총괄하는 연구소장들 참여를 독려하고 지식을 나눌 수 있는 학계 전문가 유입을 확대하는 등 구체적 실행 계획도 내놨다. 학회 사무소도 현재 천안지역에서 서울지역으로 이전키로 했다.
김 회장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장비 업계가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집중돼 있는 만큼 업계 참여를 늘리기 위해 학회 거점을 서울로 옮길 예정”이라며 “정보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소식지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학회 중에서는 처음으로 회원의 회비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닌 학회 자체 조달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반도체 학술대회에서 발표되는 논문을 학회 학술지에 게재해 장비와 관련한 특화된 학술지로 육성하는 등 학회 위상 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김 회장은 반도체시장 침체로 업계 전체가 위축되면서 해외 경쟁기업의 10나노 미세공정 전환이나 450㎜ 웨이퍼 적용 등 차세대 기술 적용이 상당기간 늦춰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침체기가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는 되레 후발기업과 격차를 확실하게 벌릴 수 있는 호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산업 모두 킬러 애플리케이션 시스템이 등장하기 이전까지는 수요 확대가 쉽지 않다”면서 “수요가 계속 위축될 때는 빠른 신기술 개발로 생산비용을 줄이고 미래 경쟁력을 갖추는 게 중요한 데 학회가 산업계와 같이 이 노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