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증시 조용히 역사 속으로

 신묘년 증시가 조용히 마감했다.

 29일 증시는 코스피지수가 전일보다 0.62포인트(0.03%) 오른 1825.74, 코스닥지수가 4.96포인트(1.00%) 오른 500.18로 장을 마쳤다.

 올해 증시는 사상최고치 경신 이후 대외 악재로 약세를 나타낸 한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은 2년 동안 상승세를 타면서 회복을 넘어 정상화를 이루는 듯 했다. 하지만 올해 10% 가량 하락하면서 아직 회복이 완성되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사상최고치 경신 뒤 재정위기에 발목=올 한해 코스피는 2051포인트로 출발해 사상최고치를 넘긴 한해다. 리비아 사태 확산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 일본 대지진, 미국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 등과 함께 시작했지만 증시는 지난 5월 2일 2228포인트를 기록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8월 5일 사상 처음으로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희망적인 시각은 비판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8월 9일 코스피 사상 최대 하락폭인 184포인트가 빠졌고 코스닥은 사상최대 하락률인 12.6%를 기록했다.

 이후 글로벌 전체가 더블딥 우려가 고조되고 금융시장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이즈음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감도 본격 부각됐다. 그리스는 결국 채무 재조정까지 받았지만 여전히 재정위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한해를 넘겼다.

 수차례 EU정상회의와 재무장관 회담을 거쳐 연말에는 회원국 재정적자 축소를 강제하는 장치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재정위기를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란 평가도 이어지면서 올해 도입 10주년을 맞은 유로화는 존립 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몰렸다.

 ◇시총 91조원 감소=올해 거래소 전체로 시가총액도 91조원(7.3%) 감소한 1148조원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1148조원은 국내총생산(GDP) 규모 1216조원의 94%에 달하는 수준이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이 98조원 감소한 1043조원, 코스닥시장은 7조원 감소한 105조원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음식료(23%), 섬유의복(10) 업종만 상승했고 증권(-45%), 은행(-33%), 기계(26%) 등이 약세를 보이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띠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출판매체복제(67%), 오락문화(45%) 업종이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외국인 매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유로존 위기 심화이후 유럽계 자금 순유출 확대 2년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은 9조5000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13조원을 순매수했다.

 ◇새해 증시 1700 아래서는 주식비중 확대=새해 시장에 대해서도 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실물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가 변수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증시가 장부가 밑으로 하락할 때가 매수 기회라고 조언한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 카드 위기나 리먼 파산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상장사 주가가 자산가치의 0.8배까지 하락한 적도 있다”며 “다만 장부가를 밑도는 1700선 이하에서는 주식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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