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진공준설이앤씨(동인이앤씨)가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다목적 수중로봇(파이로 유쓰리·PIRO-U3)’은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직접 손으로 하던 것들을 대신한다. 하수관거와 하천 및 호수 청소를 위해서는 사람이 직접 맨홀이나 물속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로봇에 비해 많은 인원이 필요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무엇보다 늘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비용 대비 효과가 로봇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목적 수중로봇이 주목받는 이유다.
다목적 수중로봇은 쓰임새도 많다. 우선 전국 16개 광역 시도와 산하 시군구 하수관거 청소에 사용할 수 있다. 환경부가 지난해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하수관거는 10만7843㎞에 달한다. 전국에 있는 하천과 호수 청소에도 유용하다.
사람이 접근 할 수 없는 높은 온도나 기름 및 철가루가 쌓인 산업용 침전 저수조 청소에도 도입할 수 있다. 공공은 물론 민간 수요도 예상된다. 수출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하수관거가 설치된 모든 나라에 판매 할 수 있다. 특히 하천이나 호수의 토양 및 슬러지(찌꺼기) 준설 수요가 많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같은 동남아 국가는 꽤 매력적인 시장이다. 최근 이스라엘 한 바이어는 유튜브에 올려진 동준이앤씨 다목적 수중 로봇을 보고 구매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동진이앤씨는 수출 시장 개척을 위해 새해부터 리옹산업박람회·이노로보전시회·하노버산업박람회 같은 해외 전문 전시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조성갑 인천정보산업진흥원장은 “일본·독일 등에 ‘파이로-유쓰리’와 비슷한 로봇이 일부 있지만 수중탐사와 청소·준설 기능을 모두 갖춘 지능형 다목적 수중로봇은 ‘파이로-유쓰리’가 세계 처음”이라면서 “어떻게 접근 하느냐에 따라 수출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밝혔다.
다목적 수중로봇 앞날에 장밋빛만 있는 건 아니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먼저 가격 문제다. 일부 핵심부품은 양산품이 아니어서 생산량이 적고 일일이 수작업으로 조립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높다. 동인이앤씨는 판매가가 대당 약 2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산하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로봇 판매 후 관리 및 유지보수에 대한 신뢰성도 과제다. 김창호 동인이앤씨 대표는 “시장이 활성화 되면 수중 청소 및 준설 대행업체들도 생겨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지난 5개월간 시범 운영해 얻은 경험과 문제점들을 개선해 보다 나은 수중로봇을 개발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 핵심 부품 모듈화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