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보다 게임사들의 사회공헌으로 뜨거운 연말이었다. 기업의 사회적 참여 요구나 기대가 높아진 만큼 게임사들의 사회 참여활동도 다양해졌고 규모도 한층 커졌다. 가까운 주변의 소외 계층 돌보기부터 멀리 부산·창원 등 해당 지역에 회사를 설립해 적극적 인력 채용에 나섰고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아프리카까지 찾아가 도움이 필요한 손길을 만났다.
무엇보다 게임사들은 자라나는 꿈나무인 아동을 위한 놀이·학습 공간을 꾸며주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게임을 강제로 차단하거나 막는 방법 대신에 여가문화나 놀이공간이 부족한 청소년 및 아동들의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에 의미를 뒀다. 공동체 일원으로서 젊은 직원들이 사회 참여의 소중한 의미를 깨닫기 위한 시회봉사 체험을 전사적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부터 전사적 기업문화로=지난 22, 23일 엔씨소프트의 신입사원들은 교육기간 중에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신입사원들이 기관을 직접 선정하고 창의적 활동을 기획했다. 11개 조로 나뉘어 ‘굿뉴스 지역 아동센터’ 지적장애 아동 시설인 ‘초록나무’ 등 야구단 연고지인 창원지역에서 도움이 필요한 손길을 나눴다.
지역 아동센터를 방문하여 아동 센터 내 PC정비 및 노후 시설 개·보수 작업등의 환경을 정비하고 지적장애 아동 시설에서는 인지 훈련을 위한 찰흙 놀이 및 종이 인형을 함께 만들었다. 이외에도 북한이탈 주민 아동을 위한 방과 후 공부방을 방문, 아이들의 과학관 관람 지원 및 꿈에 대한 개인 상담 등을 진행했다.
CJ E&M 넷마블은 자사 봉사단체인 ‘쿠키’ 단원들이 전국 지역아동센터에 전달될 선물과 카드를 작성했다. 50여명의 넷마블 직원들이 세 시간에 걸쳐 아이들 선물을 포장하고 직접 크리스마스카드를 작성했다. 포장된 선물들은 크리스마스 전까지 전국 37개 공부방에 있는 600명의 아이들에게 배달됐다.
네오위즈는 11월부터 한 달간 전 계열사 직원들이 참여하는 기업 자원봉사 프로그램 ‘오색오감(五色五感)’을 진행했다. ‘오색오감’은 2008년부터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진행돼 왔으며 현재 7회째를 맞고 있다. 총 17회에 걸쳐 네오위즈게임즈, 네오위즈인터넷, 네오위즈CRS 등 각 계열사 900여명 임직원이 참가해 동료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사내 커플로 입양아기 돌보기 봉사활동에 참여한 임덕근, 김인영 부부는 “잠시지만 오늘 우리가 돌본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서 행복한 인생을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며 “개인적으로도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어린이 학습·놀이문화 개선사업에 앞장서=NHN 한게임은 지식 나눔 정신으로 전주지역 5개 복지단체에 ‘사랑나눔 마을도서관’을 설립했다. 이번에 설립하게 된 ‘사랑나눔 마을도서관’은 전주지역 전북노인복지회관과 안골 노인복지회관 북카페, 김제의 지평선 어울림센터 어린이도서방, 임실군에 위치한 대리초등학교 큰마을글터, 무주군 종합복지관으로 총 5곳에 달한다.
한게임은 전주지검의 추천을 받은 이 5곳을 대상으로 각각 도서 1000여권과 책장 등 도서관 시설을 지원했다.
넥슨의 사회봉사단 ‘넥슨 핸즈’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진행해오던 사회공헌의 영역을 해외로 넓혔다. ‘넥슨 작은 책방’ 50호점을 아프리카 부룬디에 열어 이 지역 아동들이 책을 읽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넥슨은 부룬디에 ‘전 세계 아이들의 꿈이 이뤄지는 공간’이라는 뜻을 담아 ‘위시 플래닛(Wish Planet)’이란 명칭을 짓고 향후 해외에 개설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약 900권의 도서와 책방에 필요한 책장, 의자 등 가구 및 프린터, 노트북 등 각종 기자재가 설치됐다.
넥슨 사내동호회 핸즈업 운영자인 이은경 과장은 “행복에 대한 관점이 바뀌게 됐다”면서 “아프리카니까 1차적인 의식주만을 생각해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닌 2차적으로 그들이 실제로 어떤 게 필요하고, 무엇이 있으면 더 행복할지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넥슨은 연말을 맞아 ‘유니세프(UNICEF·국제연합아동기금)’와 함께 인형 만들기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카트라이더 캐릭터 수익금 중 일부를 기부했다.
엠게임은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아동보육시설 ‘안양의 집’에 일곱 번째 놀이터를 오픈했다. 이번 엠게임 놀이터 7호점은 시소, 그네, 슬라이드 놀이대 등의 놀이시설을 지원해 기존보다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새롭게 조성했다.
이와 함께 엠게임은 최근 자사의 온라인게임 워베인의 회원들과 함께 연탄 1만장을 기부했다. 게임 안에서 몬스터 사냥을 통해 ‘석탄’ 아이템을 모아 ‘연탄’을 만들어 기부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지난 22일 연탄은행을 통해 전달했다. 엔트리브소프트도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7200장에 회사 차원에서 2800장을 보태 총 1만장의 연탄을 기부했다.
◇게임사 사회공헌, 문화산업 저변 확대·지원으로 이어져=인기 야구게임 ‘마구마구’의 개발사 애니파크는 2008년부터 매년 7000만원씩 티볼협회를 후원하고 있다. 야구와 유사하지만 부상 위험이 낮은 티볼은 주로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생활스포츠다. 프로야구 이외에도 야구문화 저변에 해당하는 생활스포츠 지원을 통해 미래의 야구 꿈나무인 어린이들의 성장을 돕는다는 취지를 부여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스포츠게임의 성장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바라봤다.
NHN 한게임도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모은 기부금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후원을 받은 애장품 경매 이벤트를 통해 청소년야구기금을 조성했다. 이외에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총상금 1억원 규모의 NHN 게임문학상을 개최해 게임시나리오 및 게임문화 전반의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었다.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게임산업의 토양을 풍부하게 하는 밑거름이 될 만한 사업이다.
게임산업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사회공헌 사업 대부분이 장기 프로젝트로 다년간 진행해 온 노하우들이 반영됐고, 기업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재미를 창조하는 기업에서 책임을 공유하는 기업으로 마침내 꿈을 실현하는 기업으로 게임이 자라고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