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이용자들은 단말기를 통해 스마트 방송통신 서비스를 접하지만 그 뒤편에는 전파가 있다. 전파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스마트 서비스라도 무용지물이 된다. 전파품질이 곧 스마트 방송통신 시대 경쟁력을 좌우한다.
세계 각국은 전파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기관과 제도를 운영 중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전파규칙(Radio Regulation)을 만들어 전파 혼간섭을 방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불량 유해전파를 차단하고 전파혼신으로부터 이용자와 통신망을 보호하기 위해 무선국 검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내 무선국 검사기관은 국가기관 및 방송사 소유 무선국을 검사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중앙전파관리소와 이들을 제외한 무선국 전체를 담당하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등 두 곳이다. 이 가운데 KCA가 우리나라 무선국 95%에 대한 검사를 책임진다.
무선국 검사는 △무선국 준공 후 최초 확인을 받는 ‘준공검사’ △정기적인 주기에 따라 확인하는 ‘정기검사’ △무선설비 변경사항을 확인하는 ‘변경검사’ △효율적인 전파 이용·관리를 위해 시행하는 ‘임시검사’ 등으로 구분된다.
무선국 검사는 안전한 사회망과 효율적인 전파자원 배분·이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유해전파 발사 요인을 사전 제거해 국가 주요 통신망을 비롯해 의료·산업·재난방지시설 등의 장애 가능성을 차단한다. 전파 혼간섭에 따른 사회적 분쟁을 예방하고 깨끗한 전파환경을 조성해 전파자원 이용가치를 높이는 것도 무선국 검사의 역할이다.
KCA는 2009년 16만9000여건, 2010년 17만5500여건에 이어 올해 19만2000건에 이르는 무선국 검사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동통신사 기지국 설비 신설·증설, 더 낳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설비 변경 등에 따라 검사 실적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KCA에는 총 120여 검사관이 무선국 검사 업무를 수행 중이다. 이들은 전국 곳곳에 산재된 무선국을 살펴보며 국내 전파 환경을 개선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방송통신 환경이 고도화되고 무선국 검사 업무도 ‘고객’ 중심으로 바뀌면서 KCA 무선국 검사관들의 역할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국내 1호 여성 검사관으로 불리는 김건희 선임검사관(33)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2년 7월 검사관 생활을 시작한 김 선임검사관은 “롱텀에벌루션(LTE) 등 신규 서비스 도입으로 무선국 검사 업무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고객 중심의 검사서비스를 강화하는데도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김 선임검사관은 “전파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잘못 사용되면 혼간섭을 일으켜 국가 서비스망에 큰 혼란을 안길 수 있다”며 “업무량이 많지만 무선국 검사를 통해 국민들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전파를 사용하는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함으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